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의 ‘오늘’을 모아 ‘내일’을 한다 [e기자의 퓨처 모빌리티]

입력 2024-04-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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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테슬라의 등장과 함께 자동차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어색하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목적기반차량(PBV)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의 개념은 어느새 우리에게 익숙해졌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흐름이 이처럼 변화하는 배경에는 지금 이 시간에도 미래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퓨처 모빌리티(Future Mobility)’는 한발 앞서 미래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기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최원석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사업실 이사.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최원석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사업실 이사.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미래 모빌리티 개념 중 하나는 ‘자율주행’이다. 우리는 모빌리티의 가장 기초적인 존재 이유인 ‘이동’의 책임 주체가 운전자에서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자율주행을 활용한 서비스가 일상에 녹아들었다. 구글 알파벳의 자율주행 개발 업체 ‘웨이모’는 2021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기반의 로보택시 시범 주행을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로스엔젤레스(LA)에서도 로보택시 허가를 받는 등 상업용 자율주행 지역을 늘려가고 있다. 자율주행이 더 이상 ‘신기술’이 아니라 ‘서비스’의 영역으로 편입된 모습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이하 KM)는 웨이모의 로보택시처럼 자율주행 기술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라는 뿌리를 가진 만큼 기술에 과도하게 몰입하기보다는 현재 수준의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최원석 KM 미래사업실 이사는 회사의 자율주행 사업에 대해 “5년 뒤, 10년 뒤 미래 서비스가 아니라 현존하는 기술을 모아서 오늘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자율주행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기술의 부족한 부분을 플랫폼 기능과 서비스 모델로 보완해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고 경쟁력 있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오늘’의 자율주행 기술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한 '달구벌자율차'.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한 '달구벌자율차'.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KM이 지난 2021년부터 약 1년 간 운영한 ‘달구벌자율차’는 회사가 지향하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담고 있다. 바로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달구벌자율차는 KM이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한국자동차연구원 등과 함께 개발·운영한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다. KM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대구 테크노폴리스 일대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카니발 5대로 달구벌자율차(택시형)와 달구벌자율차플러스(수요응답·배송 통합형) 서비스를 운영했다.

달구벌자율차는 기본적으로 수요응답형(DRT) 서비스다. 고정된 정류장, 고정된 노선을 지나는 버스보다 자유로운 형태로, 정류장은 고정돼 있지만 수요에 따라 노선을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서 달구벌자율차를 부르고, 목적지와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서 하차하게 된다. 대신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는 구역을 매우 촘촘하게 설계해 거의 택시처럼 부르는 곳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탑승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순히 이동에만 초점을 맞추지도 않았다. 자율주행차의 가장 큰 걸림돌인 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위해 승객에게 자율주행차가 주변 환경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센서뷰(AVV)’를 통해 신뢰를 확보했다.

▲자율주행차 승객이 볼 수 있는 센서뷰(AVV, Autonomous Vehicle Visualizer).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차 승객이 볼 수 있는 센서뷰(AVV, Autonomous Vehicle Visualizer).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센서뷰에는 운전자가 계기판을 통해 볼 수 있는 주변 차량 배치, 제한 속도, 현재 속도와 같은 다양한 정보가 깔끔하게 표시된다.

아울러 편안하고 즐거운 ‘이동 경험’을 위해 차량 내에 사용자경험(UX)를 고려한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했다.

최 이사는 “KM이 만든 자율주행차는 인카(In-Car) 서비스를 여러 형태로 제공하고 있어 이동 중 화상 회의, 휴식, 게임 등을 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차량 내에 구현했다”며 “승객은 자율주행차에 걸맞은 실내 이동 경험을 기대하기에 이에 발맞춰 인카 UX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아닌 비상시를 대비해 동승하는 안전운전자(자율주행 매니저)가 탑승하는 만큼 안전운전자를 활용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불법 주·정차가 잦은 구역은 안전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며 주행 효율성을 높이거나, 물류 픽업·배송 등을 담당하는 등 구현 가능한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동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 만큼 약 1년 1개월의 운영 기간 누적 호출 수는 6800건을 넘어섰다.

승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효용’을 중심에 두고 서비스를 설계한 덕에 실제 고객들의 평가도 좋다. 플랫폼 역량과 서비스 모델을 통해 현재 자율주행 기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서비스 효용을 높인 덕분이다.

최 이사는 “서비스의 쓸모에 대한 정량적 평가 지표는 크게 이용 빈도, 재이용률, 평점 등이 있다”며 “달구벌자율차 서비스의 경우 이용 빈도는 1대당 2.5~3.5건, 재이용률은 67%, 평점은 4.98(5점 만점)로 높은 효용성이 검증됐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충분한 수준…‘인간의 가치’ 높이는 모빌리티 지향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서비스 브랜드 네이밍 '네모(NEMO)라이드' 어플리케이션 화면.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서비스 브랜드 네이밍 '네모(NEMO)라이드' 어플리케이션 화면.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최근 자율주행 업계는 완성차 기업이 관련 투자를 축소하는 등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기대한 것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늦어지며 수익성을 이유로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아울러 자율주행의 안전성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마저 나오며 자율주행에 대한 의문 부호가 제기됐다.

다만 KM은 이미 자율주행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까지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됐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어려움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안전’이 주요 문제로 떠오르며 기술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 이사는 “해외에서는 안전운전자가 아예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들이 도시별로 수백 대씩 운영 중”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하지 않을 뿐 이미 상당수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서비스에 충분한 기술 수준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율주행 개발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안전하면서도 현실적인 자율주행 서비스 도입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 중”이라며 “기술 개발 관점으로 본다면 위축된 대외 환경으로 인해 오히려 기술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네모라이드' 로고.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네모라이드' 로고.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힘입어 KM은 단순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적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를 지향한다. 사람이 ‘운전’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최 이사는 “KM이 추구하는 방향은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택배의 경우 운전자 상·하차 작업도 직접 해야 한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 도입으로 작업자가 이동에 드는 부담을 덜 수 있다면 상·하차 등의 본연의 업무를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 내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기대…2026년부턴 PBV 활용

KM은 향후 3년 내외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실용적인 수준으로 개발된 만큼 자율주행 서비스에 특화된 차량만 나온다면 자율주행 서비스에도 큰 발전이 기대하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최 이사는 “최근 자율주행 기술, 차, 플랫폼이 통합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며 “빠르면 2~3년 이후부터는 실제로 안전운전자가 없는 상황에서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자율주행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이사는 “차량을 이동 공간, 서비스 공간으로 만드는 건 지속적으로 나오는 논의다. 어떠한 서비스를 붙일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 중인 상황”이라며 “모빌리티 헬스케어와 같은 분야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KM은 올해 유상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내년부터는 안전운전자가 없는 완전 무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2026년에는 카카오 T에 최적화된 형태의 목적기반차량(PBV)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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