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4조 원 규모로 성장…국내서도 관심 높아지며 수요↑
인공장기 오가노이드가 동물임상 대체제로 주목받으며 관련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국내서도 오가노이드가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되며 앞으로 관련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기업간 공동연구와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인체 장기 유사체다. 임상시험과 신약개발, 질병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 파트너스는 전 세계 오가노이드 시장이 1조 원 규모에서 빠르게 성장해 2027년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오가노이드가 임상에 쓰이는 경우가 증가하며 연구도 늘었다.
오가노이드 기업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그래디언트)는 지난해 말부터 5건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싸이토젠과 순환종양세포(CTC) 기반 오가노이드 제작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항암제 감수성 테스트와 원발암 비교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닥터노아바이오텍, 미국 mRNA(메신저리보핵산) 개발사 스트랜드테라퓨틱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레이포지티브 등과 손잡으며 치료제 개발에 오가노이드를 사용해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넥스트앤바이오와 뇌질환 신약개발 기업 소바젠은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넥스트앤바이오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소바젠이 개발하는 뇌질환 치료 약물의 효능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오솔빅스는 삼성서울병원과 암 오가노이드 플랫폼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대장암, 폐암 종양미세환경을 모사하는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연구가 활발한 이유는 동물실험보다 정확도가 높고 비용과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오가노이드는 동물실험을 대체해 약물의 위험성을 초기에 발견하고 효능을 평가할 수 있다. 또 동물에서 확인할 수 없는 모델을 설계할 수 있고 신뢰도 높은 결과 확인도 가능하다. 꾸준히 논란됐던 동물학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꼽힌다.
국내 오가노이드 기업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동물임상에 대해 학대 문제가 있어 오가노이드로 윤리적‧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연구적 관점에서는 동물실험과 인체 임상의 연관성이 5~10% 밖에 안되기 때문에 동물에 없던 독성이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어 동물실험의 낮은 인체 적용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가노이드 임상은 비용과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은 적합한 조건에서 생산돼야 하고 실험실로 입고된 후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환경에 적응하는 순화 과정과 정상 동물에 수술, 약물 투여로 질환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임상은 동물실험보다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항암제 처방을 하기 위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로 먼저 평가해 환자에게 맞는 항암제를 처방할 수 있다”며 “이외에도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오가노이드를 통해 환자에 맞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면, 불필요한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을 줄여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가노이드 산업 전망도 밝다. 인간 모사 종양 모델링 수요의 증가, 개인 맞춤형 의약품 시장의 확대, 실험동물 대체 기술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미국 식품의약국(FDA) 내 오가노이드 실험 권고 등 업계와 연구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가노이드 기업 관계자는 “올해부터 국내에서 동물을 대체해 오가노이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법령이 나왔다”며 “세부 프로세스가 정리되지 않아 상용화에는 몇 년이 걸리겠지만, 시장 선점을 위해 오가노이드 연구가 더 활발해지고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