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오는 14일 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에 대해 논의한다. 전의교협은 전공의들의 이탈 상황과 동맹 휴학으로 유급 위기에 놓인 의대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에 반대해 집단 사직과 휴학에 돌입한 상태다.
전국 40개 의대 중 수업 거부에 들어간 의대는 10곳이며, 나머지 30곳은 개강을 미뤘다. 상황이 장기화하면, 수업 일수가 부족한 의대생들이 대거 유급될 수 있다. 정상적으로 휴학이 승인된 경우와 달리 유급은 납부한 등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전공의들은 면허 정지 위기에 놓였다.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이탈 전공의 수는 8일 오전 11시 기준 1만1994명(92.9%)이다. 정부는 이들의 면허를 정지하기 위해 사전통지서를 송달하고 있다.
전의교협은 지난달부터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비판한 바 있다. 전의교협은 지난달 19일 1차 성명에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결정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라며 “전문가의 검토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가 이루어졌다면 그 근거를 정부는 명확히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차 성명에서는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권하며 정부와 의사들 사이의 중재자를 자처했다. 전의교협은 “전공의와 학생들이 절망에서 벗어나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다시 환자에게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며 “현 의료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정부뿐만 아니라 의사단체 등과도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과대학이 소속된 각 대학측이 이달 4일 정부에 총 3401명의 증원을 신청하면서 의대 교수들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전의교협은 정부의 의대 증원이 헌법 원칙을 위반했다며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각 의과대학 교수회도 전공의 대상 행정처분을 중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며 집단행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 교수협 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 총회에서 집단행동 여부를 논의한다. 고려대 의대 교수들은 고려대구로병원 1층 로비에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고 전공의 집단행동을 지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의 개인적인 의견 표출도 지속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 소속 교수와 전문의 16명은 실명을 밝히고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7시까지 해당 사이트에는 수련병원 교수와 전문의 4196명, 기타 의원 및 병원 의료진 2286명 등 총 6482명이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