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빅마켓’ 잡아라…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인도로 집결

인구ㆍ소득 증가에 자동차 수요 급증
일본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 올라
포드ㆍ현대차ㆍ스즈키 등 투자 확대
빈패스트와 테슬라도 시장 진출 추진

▲현대자동차 인도 첸나이 공장. (사진제공=현대차)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 인구 대국에 오른 인도가 완성차 업체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새로운 ‘빅마켓’을 선점하기 위해 인도 시장으로 몰려드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시장은 완성차 업계에 주요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의 인구성장률은 여전히 가파르다. 게다가 국민 소득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인도는 2022년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에 등극했다.

특히 인도는 전기차 업체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승용차의 30%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인 전기차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인도자동차협회(SIAM)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량은 87만6000여 대로 2022년 대비 100% 성장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아직 공략하지 못한 시장이라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인도는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를 갖췄다는 점에서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도 주목받는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인도 시장에 진출하거나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2021년 수익성 부진을 이유로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던 포드자동차는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인도 시장 재진출을 추진 중이다. 포드는 인도에 보유하고 있는 첸나이공장의 유지를 결정하고 현재 신규 인력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첸나이공장은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 베트남 빈패스트 등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아왔다. 포드는 최근 인도에서 ‘머스탱 마하-E’의 상표권을 획득하고, 인도 전기차 시장 1위인 타타그룹과 합작 투자를 논의하는 등 인도 시장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인도 뭄바이 도로에 차량 줄지어 있다. (EPA/연합뉴스)

베트남 토종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도 인도 시장에 진출한다. 빈패스트는 지난달부터 인도 타밀나두주에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빈패스트 공장은 연간 최대 15만 대의 전기차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 중 생산을 시작해 인도 판매를 시작한 후 향후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인도에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6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난 이후 최근까지도 투자 논의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인도를 핵심 생산기지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증설을 통해 첸나이 1·2공장의 생산능력을 연산 82만 대 수준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지난해 인수한 제너럴모터스(GM) 탈레가온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총 연산 100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인도 시장에 6종의 전기차를 선보이며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인도에서 승용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스즈키 자동차도 인도 자동차 시장에 베팅한다. 서부 구자라트주에 약 6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인도 현지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엔진이 꺼져가는 중국을 대신해서 인도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완성차 업체들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미 인도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투자 확대하는 건 물론이고 새롭게 진출하는 업체들도 늘면서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