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순익 1.6조…손보 2위로
DB손보는 순익 21.1%↓…1.5조원
"올해는 CSM이 성장 관건 될 것"
'최대 실적' 롯데손보 M&A 주목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첫 연간 성적표를 받아든 손해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큰 폭의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손보업계의 실적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일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손보사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22일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821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6267억 원)보다 12.0%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573억 원, 매출액은 20조82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3%, 6.2% 늘었다.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11.7% 오른 2조4466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했다. 보험손익은 2조1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6% 늘었고, 투자손익은 4188억 원을 달성했다.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올해 최고의 성과를 또다시 시현함과 더불어 미래 성장 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해 안정적 미래수익 기반의 확보와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의 실적 성장도 단연 눈에 띄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5748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DB손해보험을 제치고 손보업계 2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2%, 23.6% 증가한 10조8617억 원, 2조1171억 원을 달성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우량 계약 중심의 매출 성장에 집중하고,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 본업 경쟁력에 충실한 영향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IFRS17 적용에 따른 실적이 개선된 측면도 영향을 끼쳤다.
KB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도 각각 지난해 당기순이익 7529억 원, 3024억 원을 기록하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손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앞세워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험업계에서는 호실적을 앞세운 롯데손보가 비금융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M&A 참여를 끌여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367억 원으로, 전년(1조9469억 원)보다 2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7839억 원으로, 전년(16조9151억 원)보다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168억 원으로 21.8% 줄었다.
DB손보 관계자는 “주요 해외거점인 괌·하와이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해 일반보험 손해율이 높아졌다”며 “일회성 요인으로 당기순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12조2000억 원 규모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해지율·손해율 등에 대해 계리적 가정을 자율적으로 하면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계리적 가정 적용의 합리성 제고를 위해 보험업계·회계법인 등과 함께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시행했다.
작년 3분기부터 보험사들은 회계 변경 영향을 당기와 미래에 적용하는 전진법과 과거에 분산 기록할 수 있는 소급법 중 하나를 택해야 했고, 올해부터는 전진법만 사용하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진법과 소급법 중 어느 것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최종 순익이 달라지기에 연간 실적을 두고 잡음이 이어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IFRS17 첫 도입으로 다소 혼란이 있었지만, 올해부턴 적응기를 끝내고 안정적 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무엇보다 올해는 CSM이 보험사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