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특별한 맛 찾는 소비자 눈높이 높아져”
‘스타벅스’가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한국 까페 시장에 외국계 스페셜티 브랜드 공세가 본격화 하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익숙했던 스타벅스 대신 새로운 맛을 찾는 커피 마니아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라고 본다. 특히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인 ‘인텔리젠시아’의 국내 상륙이 임박해, 한국 커피 시장의 경쟁은 올해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스페셜티 커피란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가 정한 까다로운 기준(생산지, 품종, 특성, 건조과정)에 따라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얻은 생두로 만들어진 커피를 기준으로 정하는 것으로 기존 커머셜 단계의 원두보다 높은 품질의 프리미엄 커피를 말한다.
21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인텔리젠시아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경복궁역 인근에 한국 1호 매장을 열고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그동안 미국에서만 사업을 펼쳐온 인텔리젠시아로선 한국 1호점이 곧 ‘글로벌 1호점’이 되는 셈이다.
인텔리젠시아는 199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동한 브랜드로 최상급 원두만 엄선해 선보이는 커피로 유명하다. 커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중남미,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커피콩을 수급, 직접 제품을 검수하고 로스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명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싱가포르 스페셜티 커피 ‘바샤커피’가 올해 7월 강남구 청담동에 첫 매장을 열 예정이다. 바샤 커피는 롯데백화점이 약 18개월 간 공을 들여 지난해 9월 싱가포르 V3 고메(V3 Gourmet)그룹과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단독 계약을 맺고 들여온 브랜드다. 올해 미국 서부 지역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히는 ‘피츠커피’도 한국에 상표를 출원하고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품질 커피를 앞세운 해외 브랜드들이 잇달아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스타벅스의 높은 점유율에도 맛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에 대한 고객 취향이 다양해지는 만큼 스페셜티 커피 시장도 성장세”라면서 “기존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유율과 별개로 프리미엄 커피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우리 국민들의 커피 사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152잔)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다.
여기다 소비자의 까다로워진 입맛과 눈높이가 높아진 점도 한몫 한다. 기존에는 소비자들이 접근성이 좋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대중적인 커피를 즐겼다. 특별한 커피 맛보다는 공간을 중시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개인 취향에 맞춰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는 카페를 찾아다니는 마니아층이 늘고 있고, 특히 MZ세대에선 ‘까페 도장깨기’도 인기다.
전문가들도 ‘특별한 커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정윤화 한국커피과학회 회장은 “과거엔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친숙한 커피를 많이 찾았다면 최근에는 커피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졌다”면서 “맛과 향 등 각자 취향에 맞고 고품질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