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커피 가맹점, 전년 대비 1% 증가에 머물러
경기침체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저가 커피브랜드’ 가맹점 수가 급증했다. 반면 할리스, 투썸, 파스쿠찌, 엔제리너스 등 고가 커피브랜드의 가맹점 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커피프랜차이즈 창업에도 ‘가성비 열풍’이 거센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본지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사업정보제공시스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저가 커피프랜차이즈 ‘빅5(이디야·메가MGC·컴포즈·빽다방·더벤티)’의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1600개(27%) 늘어난 7610개로 집계됐다. 2020년 대비 무려 2789개(57%)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로 보면 ‘컴포즈커피’가 전년 대비 77% 늘어난 1285개로 가맹점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더벤티’는 전년 대비 50% 늘어난 756개, ‘메가MGC커피(메가커피)’와 ‘빽다방’의 가맹점수는 전년 대비 35% 늘어나 각각 1593개, 971개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기준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등은 각각 가맹점 3000호점 돌파를 목전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점포 수로만 따지면, 이디야가 3005개로 가장 많아 가성비 커피업계의 맏형으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메가MGC커피가 1593개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컴포즈(1285개), 빽다방(971개), 더벤티(756개) 순이었다.
반면 할리스, 투썸, 파스쿠찌, 엔제리너스 등 고가 커피브랜드의 가맹점 수는 2654개로 전년(2621개)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엔제리너스의 점포 수는 373개로 전년(428개) 대비 55개 줄었다.
저가커피 브랜드 중 점포당 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메가커피로 연간 점당매출액은 3억4902만 원이다. 빽다방이 2억9739만 원으로 3억 원에 살짝 미치지 못했고, 컴포즈커피(2억5326만 원), 더벤티(2억2807만 원), 이디야커피(1억8986만 원)가 뒤를 이었다.
점주가 오픈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가맹사업자의 부담금은 메가커피가 약 6902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해당 부담금은 가맹비와 교육비, 보증금 등을 모두 더한 비용이다. 이어 더벤티(7108만 원), 빽다방(1억80만 원), 컴포즈커피(1억430만 원), 이디야커피(1억2913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저가커피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스타벅스 옆 이디야, 이디야 옆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가 둥지를 틀 정도로 업체간 출점 전략도 치열하다. 이디야는 초기 스타벅스 옆자리를 사수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최근엔 저가커피 브랜드들도 이 같은 입점 전략을 내세워 “이디야 옆 메가커피, 메가커피 옆 컴포즈”라는 공식이 나올 정도로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출점 경쟁이 결국 제 살 깎아 먹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출점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시장 성장에 앞서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는 경쟁이 됐기 때문이다. 커피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매장 입점 장소가 매출의 상당수를 결정하는데 이디야 옆을 노려 상권 분석 부담감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집 건너 한집으로 커피전문점이 있다 보니 결국 출혈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