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적 이미지·기업 가치 ↑
지난해 경기 불황에도 최대 실적을 경신한 식품기업들이 주주 배당을 확대했다. 시장의 주주 환원 요구에 부응, 주주친화적 이미지 제고와 기업 가치를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롯데칠성음료, CJ프레시웨이 등 주요 식품사는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면서 배당금을 확대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9124억 원, 영업이익 4923억 원을 기록했다.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6.8% 성장한 52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주주가치 증대 차원에서 주당 배당금을 기존 950원에서 1250원으로 31.6% 늘리기로 결정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 3조2247억 원을 기록, ‘3조 클럽’에 입성했다. 최대 매출에 힘입어 결산 배당액은 보통주 3400원, 우선주 1주당 3405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 오른 수치다. 롯데칠성음료와 함께 지난해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CJ프레시웨이도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350원에서 450원으로 29% 늘렸다. 시가배당률은 1.74%며 배당금총액은 약 53억 원이다.
‘불닭’ 시리즈로 해외 사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삼양식품은 매년 배당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1929억 원, 영업이익 1468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12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6%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삼양식품은 지난해 결산 배당을 주당 11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 공시한 중간배당 1000원을 합치면 지난해 사업연도 배당금은 주당 2100원이다. 전년 배당금인 1400원(중간배당 800원 포함) 대비 50% 증가한 액수다. 배당금 총액은 157억 원으로 전년(105억 원) 대비 49.8% 증가했다.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전년 수준 배당금을 유지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주당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5500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동원산업도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11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271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4% 감소하면서 배당성향은 13.4%에서 14.6%로 커졌다.
반면 농심은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주당 5000원의 현금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2년 연속 배당금을 5000원 수준으로 유지한 것으로, 배당금 총액도 전년과 동일한 289억 원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배당금을 상향 조정한 것은 주주가치 제고와 높은 성장에 대한 이익 환원을 위한 행보”라면서 “다만 배당금 동결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