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4개월째 순매수 기조 이어가
현대차·삼성전자·기아·SK하이닉스 순 사들여
증권가 "외국인 순매수 당분간 이어질 것"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째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위험자산선호 강화, 반도체 시황 회복 등 호재에 힘입어 당분간 매수세가 이어질 거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 투자자들은 약 5조4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1월 6조3704억 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외인의 순매수 기조는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2조9522억 원)과 12월(3조674억 원)에 이어 올해 1월 3조482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순매도에 나선 개인과 엇갈린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6조4632억 원 순매도 중이다. 지난해 11월 6조73억 원, 12월 7조5783억 원 순매도 후 올 1월 2조8611억 원 순매수에 나섰으나 재차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외인의 집중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해 11월부터 반등한 상태다. 코스피지수는 10월말 장중 저점(2273.97) 대비 16.28% 올랐다.
외인은 이달 들어 현대차를 1조25250억 원 순매수하며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았다. 2위는 삼성전자(3758억 원)로 집계됐다. 이어 3위 기아(3244억 원), 4위 SK하이닉스(2538억 원), 5위 삼성물산(2366억 원) 순으로 사들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초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으로 촉발된 글로벌 자산가격의 동반 상승,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외국인 순매수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기 환경 개선 △강달러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 선호 현상 지속 △일본 증시의 강한 랠리 및 대만 증시 반등 △인공지능(AI) 사이클에 기댄 반도체 업황 추가 개선 △국내 기업 벨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지속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반도체 수출 및 생산 등 국내 반도체 업황 사이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상반기 아웃퍼폼 전망을 유지한다”며 “저 주가순자산비율(P/B) 주식에 대한 시장 관심도 증가, 매크로에 대한 불확실성, 높아진 밸류에이션 등 반도체 주가에 대한 불안요소는 여전히 상존하지만, AI에 대한 전망치 상향이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