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심해지는 두통”…스트레스성 ‘명절 증후군’? [e건강~쏙]

입력 2024-0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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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후에도 후유증 지속되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 받아야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이투데이DB)
(이투데이DB)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에 두통이나 짜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른바 스트레스성 질환인 ‘명절 증후군’ 때문이다.

‘명절증후군’은 정신의학적으로 명절이라는 사건에 불편함을 보이고 ‘부적응 상태’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두통이나 짜증, 복통, 우울함 등의 증상이 명절 1~2주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대부분 명절이 지나면 사라진다. 주로 가족이나 친척 간의 갈등,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 등이 유발되면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된다.

명절이 끝나고도 후유증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우울증이나 적응 장애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우울감이 지속해서 나타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증상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

조서은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한국의 문화 관련 증후군”이라며 “핵가족화된 가정의 구성원들이 명절에만 갑자기 공동가족군으로 합쳐짐으로써 일어나는 여러 가지 육체적, 심리적 고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증후군은 가족 간 상호 배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 명절증후군은 앓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 가족들의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당사자에게 예민하게 다가올 수 있는 ‘취업은 했느냐’, ‘결혼은 언제 하느냐’, ‘아이는 언제 낳을 예정이냐’ 등의 질문을 피하고,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는 듯한 발언도 피해야 한다.

주로 며느리에게 집중되는 가사 노동을 모든 가족구성원이 나눠 분담하고, 선물이나 경비 부담 등 경제적인 부분은 가족들 형편에 맞춰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하는 게 좋다. 또한, 가족 간 대화는 반드시 서로 마음을 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한방으로 보면, 명절증후군을 화병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화병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속으로 삭인 이후에 나타나는 병을 말한다. 답답함, 치밀어 오름, 안면 열감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목표를 크게 세우지 말고 일을 분담하고, 관심과 간섭을 구분해 대화해야 한다. 연휴의 마지막 날은 나만의 시간 갖기를 실천하면 건강한 명절을 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대부분의 명절 피로는 수면 부족과 일상의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변화하는 데서 발생한다”며 “연휴에도 평소 기상 시간을 지켜 일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누워만 있어도 피로감이 지속될 수 있다. 무엇보다 연휴 이후 일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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