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3등’ 궐련형 대신 액상형 시장 선점 전략
BAT “뷰즈 고 800, 리딩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
BAT로스만스(BAT)가 ‘액상형 담배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형 담배업체가 뛰어들지 않은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한 BAT는 액상형을 통한 사업다각화로 실적 개선에 나설 태세다.
29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BAT는 이달부터 액상형 전자담배 ‘뷰즈 고 800’의 판매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7월 수도권 일부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한 지 6개월 만에 전국구 공략에 나선 것이다. 소비자는 기존 서울 지역을 포함해 전국 3만여 개의 편의점, 베이프 숍 등을 통해 뷰즈 고 800 구매가 가능해졌다.
뷰즈 고 800은 천연 니코틴 용액이 포함된 폐쇄식 액상형 전자담배다. 액상 용량은 1.95㎖(니코틴 함량 0.9%)이고 배터리 용량은 515mAh(밀리 암페어시)다. 충전 없이 최대 800회까지 흡입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대형 담배업체 중에서 2020년 이후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출사표를 낸 건 BAT가 처음이다. 그동안 KT&G, 한국필립모리스, JTI코리아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출시하지 않았다. 이는 정부의 규제가 한몫을 했다. 2019년 9월과 10월 보건복지부가 두 차례에 걸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폐손상 사례가 잇따르자 내린 결정이다. KT&G가 액상형 전자담배인 ‘릴 베이퍼’ 판매를 중단했고, 미국의 쥴랩스도 2020년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이런 영향으로 액상형 담배시장은 정체기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합성형 니코틴 제품 제외)는 1100억 원이었으나, 2020년 이후 현재까지 500억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킴리코리아의 ‘버블몬’ 등 중소형 브랜드가 이끌고 있다. 즉, 시장을 리딩하는 ‘절대강자’가 없다는 뜻이다.
BAT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절대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서울 시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뷰즈의 카테고리 점유율은 출시 한 달 만에 2배 이상 성장해 자신감을 얻었다. 또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BAT의 영향력이 적은 것도 한몫을 한다. BAT에 따르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기준 11.3%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줄었다. 반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의 점유율은 40%대에 이른다. BAT 관계자는 “뷰즈 고 800을 서울과 경기 지역에 한정 출시한 결과, 예상 목표치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라인업 확장, 판매처 확대 결정을 내렸다”면서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리딩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