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흰우유 인상 영향 미미”…전문가 “임대료 등도 반영”
지난해 원윳값 상승으로 유업계가 흰우유 1ℓ(리터) 가격을 100원 안팎으로 올린 가운데, 커피전문점업계는 우유가 들어간 카페라떼 등을 가파르게 올릴 전망이다. 이미 커피빈이 라떼류 가격 인상에 나섰고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라떼류 컵커피(RTD : Ready To Drink)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22일 커피전문점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은 24일부터 우유가 함유된 음료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다. 이는 지난해 1월 라떼류 가격을 200원 올린 지 1년 만에 또 올린 것이다. 커피빈은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공지사항 등을 통해 “작년부터 이어진 임차료, 원부자재비 등을 포함한 제반 비용의 인상과, 특히 우유 가격의 연쇄 인상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업계는 커피빈의 라떼류 가격 인상이 업계 전반의 ‘도미노 인상’의 시발점이 될 것이고 본다. 작년 1월에도 커피빈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그해 4월 컴포즈커피가 카페라떼, 카푸치노 가격을 200원씩 올렸고 같은 달 빽다방도 음료 값을 200~500원 수준 인상했다. 뒤이어 투썸플레이스도 작년 7월 음료 10개 품목 가격을 200~500원가량 올렸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컵커피(RTD) 가격도 오른다. 할리스 컵커피 2종 가격은 이날부터 기존 2900원에서 3000원으로 100원(3.4%) 인상됐다.
유업계는 우유 가격 인상분을 고려해도, 커피전문점과 커피제조사의 이런 인상 폭은 과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국내 주요 우유업체는 흰우유 가격을 출고가 기준 100원 안팎 수준으로 올렸다. 서울우유는 1ℓ짜리 흰우유 출고가를 3%(86.1원) 인상, 기존 2870원에서 2956원이 됐다. 같은 기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대형마트 기준 900㎖ 흰우유 가격을 100원 안팎 인상했다. 우유 인상 폭에 비해 라떼 음료 가격 인상은 3배 가까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실제 라떼 음료에 들어가는 우유 비중도 미미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해 1년간 주요 까페전문점의 카페라떼 가격이 400~500원가량 오른 반면, 한 잔당 반영되는 우유 가격 인상분은 30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유업체와 프랜차이즈 간 우유납품 인상률을 약 5%로 볼 때 10㎖당 1.3원 정도 오르기 때문이라는 것. 라떼 제조 시 들어가는 우유의 양을 250㎖로 본다면, 인상분은 약 31.3원이라는 계산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료, 임대료 등 카페전문점의 가격 인상 요인은 많을 텐데, 작년 우윳값 인상을 계기로 한꺼번에 여러 요인을 가격에 반영하려는 것 같다”면서 “가격 인상 폭이 과할 경우, 결국 소비자 수요도 줄어들 수 있기에 업체들도 가격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