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쏘렌토 디젤 모델이 잔가율(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시세 비율) 변동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카(K Car)는 국내 중고차 시장의 출시 5년 이내 주요 인기 모델 11종을 대상으로 1년 사이 잔가율 변동을 조사한 결과 상대적으로 유지비 부담이 적은 디젤과 LPG 모델의 잔가율은 비교적 높고, 대형 SUV 가솔린 모델 잔가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중고차 대표 인기 모델인 기아 ‘쏘렌토 4세대’의 디젤 2.2 2WD 잔가율은 1년 전 84.0%에서 최근 78.8%로 -5.2%p(포인트) 하락한 반면 가솔린 2.2 2WD 잔가율은 1년 전 94.5%에서 최근 82.1%로 -12.4%p 하락을 보였다.
자동차는 신차 출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잔존가치가 하락한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신차 출고가 대비 중고차로 거래되는 시세의 비율을 ‘잔가율’이라고 표현한다. 가령 특정 모델의 신차 출고가를 100이라고 할 때 중고차 시세가 70에 거래되면 해당 모델의 잔가율을 70%로 보는 식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수요가 높을수록 높은 시세에 거래되므로 잔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반대로 수요가 낮을수록 감가폭이 커지며 잔가율 역시 낮게 나타난다.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1년 사이 국산차는 -10%p 안팎, 인기 수입차는 -15%p 안팎의 잔가율 하락폭을 보인다.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모델을 보면 대체로 적은 수준의 하락폭을 보였다. 국산 중에서는 △현대 아반떼 CN7(가솔린 1.6) -5.6%p (83.9→78.3%) △현대 더 뉴 그랜저(가솔린 2.5) -4.8%p (81.5→76.7%) △기아 모닝 어반(가솔린 1.0) -6.9%p (76.2→69.3%) 등이 하락폭이 작게 나타났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고유가 현상의 영향에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낮은 차량들이 소위 ‘시세 방어’에 성공했다. LPG 대표 모델인 르노 뉴 QM6(LPG 2.0 일반인 판매용) -9.0%p (79.7→70.7%), 소형 SUV 대표 모델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1.3 휘발유 터보 2WD) -9.9%p (78.6→68.7%) 등도 통상적인 수준보다 감가 폭이 다소 작게 나타났다.
반면 연비가 낮은 대형 SUV의 주요 모델은 상대적으로 더 큰 하락폭을 보였다. 고유가 여파에다 후속 모델 출시 영향 등으로 △현대 팰리세이드(가솔린 3.8 2WD) -12.2%p (78.4→66.2%) △BMW 5시리즈(G30) 530i m스포츠 -13.8%p (63.3→49.5%) 등이 두 자릿수 하락폭을 보였다.
케이카 PM팀 이민구 수석 애널리스트 겸 경기과학기술대학교 미래모빌리티설계과 겸임교수는 “중고차 잔가율은 시장의 공급과 수요의 증감이 맞물려 변화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지표로, 신차 출시와 유가 변동, 수출 현황 같은 다양한 시장의 요인이 영향을 끼친다”며 “관심 차량을 중고차로 구매할 경우 이런 시세 변동 추이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