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백신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적극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의약품의 중요성이 커졌고, 글로벌 백신 시장 성장세로 기업들의 향후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이 호흡기질환 백신 출시, 인수합병 등으로 백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모더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mRNA는 기존 백신 플랫폼 대비 설계와 제조에 소요되는 기간이 짧다. 모더나는 해당 백신 플랫폼을 적용한 코로나19 백신 ‘mRNA-1273’을 개발해 2021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현재까지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 파이프라인은 43개에 달한다. 특히 독감 백신 ‘mRNA-1010’,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mRNA-1345’, 독감·코로나19 콤보 백신 ‘mRNA-1083’,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mRNA-1283’ 등 4개 백신은 2025년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2028년까지 항암 백신과 희귀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15개 이상의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 전략을 택했다. 아스트라제제카는 최근 미국 백신 개발업체 ‘아이코사백스’를 최대 11억 달러(약 1조43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빠르면 내년 1분기 중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코사백스는 감염병 예방 백신에 적용되는 플랫폼 기술들을 보유했다. 주로 치명도가 높은 호흡기 질환 백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화이자는 호흡기질환 백신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RSV 백신 ‘아브리스보(Abrysvo)’를 승인받았다. RSV는 발열이나 감기 등 증상으로 폐렴을 일으킬 수 있고, 유아와 고령자에서는 중증화할 가능성이 큰 질환이다. 아브리스보는 성인과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승인됐다.
화이자는 일본, 캐나다 의약품 당국에도 아브리스보 승인을 신청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신청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따르면 글로벌 백신 시장은 2021년 기준 1393억6000달러(약 181조1040억 원)로 파악되며 2026년까지 1492억 달러(약 193조98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신종 감염병 등장 주기가 점차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효한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하는 역량에 방점이 찍혔다”며 “감염성 질환뿐 아니라 암과 같은 질환을 예방하는 분야까지 백신 시장의 영역이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