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굿…얼어붙은 소비 달군 SPA

입력 2023-12-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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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물가 부담에 '파격 인하'
스파오 겨울옷 매출 1년새 15% ↑

▲스파오 '웜테크' (사진제공=이랜드)
▲스파오 '웜테크' (사진제공=이랜드)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SPA(Specialty stores·Private-label·Apparel : 제품 기획부터 생산, 유통을 총괄하는 회사) 의류 브랜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SPA 브랜드 유통 구조 특성상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상품을 무기로 소비자의 지갑을 꾸준히 열고 있는 것이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0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상승했다. 3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치다. 특히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8.1% 증가, 1992년 2월 이후 30여 년 만에 최대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즌이 바뀔 때마다 옷 한 벌 사기도 어려운 실정이 된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의류 구매에 지갑을 닫으면서 고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주요 패션 기업들의 올해 실적도 악화하는 상황이다. 반면 가성비를 최대 무기로 한 SPA 브랜드를 앞세운 패션 기업의 매출 신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10월 말 기준 겨울 의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성장했다. 소비자의 물가 부담을 감안해 펼친 과감한 ‘가격 인하’ 전략이 통한 결과다. 스파오는 겨울철 수요가 높은 웜테크(발열내의)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1만5900원에서 2009년도 가격인 1만2900원으로 3000원 내렸다. 그 결과 웜테크는 11월 중순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0% 뛰었다. 6만원대 겨울 아우터도 인기다. 2020년 출시 당시 가격인 6만9000원을 유지하고 있는 푸퍼 패딩은 지난달 10~12일 3일간 2만장 이상 팔아, 1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동기 매출(5억 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지 소싱을 통해 좋은 퀄리티의 원부자재를 수급하고, 자체 생산공장을 통해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면서 “고물가에 의류 구매가 부담인 소비자에게 가격 인하 전략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도 10월 말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남성 상품은 특히 수요가 높은 5만 원 이하 상품 비중을 60% 수준으로 늘린 효과다. 특히 3~4만 원대 이너웨어와 4~5만 원대 팬츠가 매출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끝날 줄 모르는 불황으로 SPA 브랜드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경기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성비 제품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 소비층의 구매력이 커지고 있어 SPA 브랜드 성장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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