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신건강 정책 패러다임 전환…"일상적인 마음 돌봄체계 구축"

입력 2023-12-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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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정부의 '정신 건강 정책'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낮은 한국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행보다.

예방, 치료, 회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지원 체계를 재설계할 것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직장인은 회사, 학생은 학교, 지역사회에서도 쉽게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일상적인 마음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내년에는 우선 8만 명, 제 임기 내에 100만 명에게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초기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로 즉각 연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를 주재하고 "이제 정부는 국민의 신체에서 정신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강을 지켜야 되는 책무가 있을 뿐 아니라 정신 건강은 국가의 성장과도 직결되고, 재정 투자를 했을 때 비용·투자 대비 호용도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는 말과 함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밝혔다.

비전 선포대회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적기에 질 좋은 치료를 받고, 중단 없이 치료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정신 응급 병상을 두 배 늘려 모든 시·군·구에 설치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입원 환경도 대폭 개선하고 중증 정신 질환자가 맞춤형 치료를 공백 없이 이어나갈 수 있도록 사례 관리 체계도 강화하겠다"며 "정신 질환자가 온전하게 회복해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고용·복지 서비스 모든 체계를 일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 재활 인프라를 모든 시·군·구에 설치해 직업 훈련, 사회 적응 훈련을 비롯한 맞춤 서비스를 강구해 나가겠다. 또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데도 정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제 임기 내에 정신 건강 정책 틀을 완성해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치해 새로운 정책을 발굴 기획하고, 인프라와 재정 투자를 총괄하는 거버넌스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 위원회 중심으로 세부 정책을 가다듬어 내년 봄까지 국민에게 제대로 보고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 달라"고 관계 부처에 당부했다.

회의에서 국민 정신 건강에 대해 챙겨야 하는 이유로 윤 대통령은 높은 경제 수준에 비해 자살률 1위, 행복 지수 꼴찌, 대단히 낮은 삶의 만족도, 급속한 산업 발전, 1인 가구 증가, 공동체 붕괴, 과도한 경쟁 등을 꼽았다.

이어 "개인적으로도 이것(정신 건강 문제)을 밝히고, 치료받지 않고 기피하는 데다가 국가 차원의 본격적인 투자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며 그간 정부가 제대로 챙기지 못한 데 대해 반성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1, 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과 급속한 산업 성장으로 인한 정신 질환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반에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심각한 질환자를 국가에서 수용·격리하는 수용 중심 입원 치료에 머물렀던 기존 정책을 예방·재활·사회 복귀까지 커버하는 국가 정책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정신 건강 문제를 국가 아젠다로 삼고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8월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정신 건강을 국가가 챙기겠다'고 언급한 점을 밝힌 윤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의 정신 건강을 챙겨야 하는 이유로 "국민의 신체에서 정신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강을 지켜야 하는 책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정신 건강은 국가 성장과 직결되고, 재정 투자를 했을 때 비용·투자 대비 효용도 매우 크다. 정신 건강 분야에 투자할 경우 경제적 이익은 투자 비용의 2~3배, 건강이 좋아지는 것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5배가 넘는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시대에 국민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해 개인의 역량과 삶의 질을 높일 때 국가 성장을 견인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전 선포대회에는 모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민간 측에서는 웹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이하라 작가를 비롯해 정신건강 유관기관, 전문가, 당사자 등 약 90명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횽 보건복지부·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강기윤 의원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장상윤 사회수석과 보건복지·교육·의전·홍보기획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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