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미국 IRA 세부 보조금 규정에 안도ㆍ불안 교차

입력 2023-12-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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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미칠 영향 제한적 평가”
“장기 영향 분석 중”
“지분 조율 위해 수천억 더 부담해야 할 수도”

▲LG에너지솔루션-중국 화유코발트,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 설립 계약 체결식
▲LG에너지솔루션-중국 화유코발트,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 설립 계약 체결식
미국 정부가 1일(현지시간) 중국 자본의 지분율이 25%를 넘는 합작법인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자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당장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지분율 조정에 따른 추가 부담 등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외국우려기업(FEOC)에 중국 정부와 관련된 합작회사 지분율이 25% 이상인 경우도 포함했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소재 업계는 IRA FEOC 세부 규정 발표를 앞두고 중국 합작법인에 대한 지분율 제한 범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이는 미국 수출 우회로를 찾으려는 중국 기업과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가 필요한 한국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최근 한중 합작회사 설립 움직임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화유코발트와 함께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배터리 전구체 합작 공장을 짓기로 했고,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화유그룹 산하 유산과 모로코에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5만t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모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LFP 양극재는 북미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초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업체 야화와 모로코에서의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화유코발트와 중국 내 첫 한중 합작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세우기로 했다.

SK온과 에코프로는 중국의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GEM)와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을 위한 3자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CNGR과 경북 포항에 이차전지용 니켈과 전구체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 6월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권거래소 공시를 살펴본 결과 중국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한국 및 모로코와 합작투자라는 우회경로를 통해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며 올해 들어 한국에서 최소 9건의 합작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은 일단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안도하면서 이날 발표 내용을 따져보며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 등을 파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화유코발트와의 JV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중국 내에서 소화되는 물량인데다 야화와는 아직 MOU 단계여서 이번 세부 규정 발표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공급 물량을 생산할 중국 합작법인이 있는 LG화학 등은 일단 한중 합작법인 지분 비율을 조정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FEOC 세부 규정에 맞춰 중국 합작법인의 지분을 조정하면 보조금을 받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IRA에 따르면 FEOC가 생산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면 2024년부터, 핵심 광물을 사용하면 2025년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중국 측의 투자 지분을 낮추기 위해 우리 기업의 추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생산라인 설립에 조 단위 자본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지분 추가 매입을 위해 수천억원을 더 투자해야 할 수도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 지분을 매입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지분 허용 범위가 25%에 그쳐 투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아예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중국 합작법인 지분을 50% 정도까지는 인정해 줄 것을 희망했지만, 기대보다 낮게 나왔다”며 “내부적으로 향후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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