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그룹이 하반기 계획한 채용 일정을 수차례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둔화, 원재료 가격 하락 등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신규 인력에 대한 투자를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에코프로그룹은 전날 포항캠퍼스 운영직 신입·경력 지원자들에게 채용 전형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해당 전형은 지난달 중ㆍ하순께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에코프로 채용팀 담당자는 “최근 경영 여건 변화에 따라 채용 전형 일정을 조정한다”며 “내년 상반기 채용 전형 진행 시 메일이나 문자로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8월 진행된 전형에서도 합격자들의 최종 입사일이 11월 초에서 내년으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배터리 산업은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인해 판매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에코프로그룹도 이 같은 ‘경영 여건 변화’에 따라 채용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은 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69% 급감했다. 주요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68% 감소한 45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내년으로 미뤄진 채용 일정이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리비안,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공장 가동률뿐 아니라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증설 계획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코프로그룹 관계자는 “내년 공장 전체 가동을 염두에 두고 4조 2교대를 위해 인력 충원 예정이었는데, 공고 이후 2~3개월 사이 상황이 급변하고 경영 환경이 안 좋아져서 채용 일정을 연기하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