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사업자·자체 전기차 충전소 운영하던 이마트
신세계 I&C와 협력 내년부터 확대…90개 점포에 보급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고객 유치를 위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그룹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의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반면 이마트는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 I&C와의 협력이 미적지근해 대조적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지하 2층에 이브이시스(EVSIS) 전기차 충전 시설 31개를 설치 운영 중이다. 롯데월드어드벤처에 16개, 롯데호텔월드에도 7개의 이브이시스 충전기를 설치했다. 잠실 롯데백화점·마트·호텔이 주차장을 같이 공유하는 상황이라, 한 곳에 무려 54개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셈이다.
이브이시스는 롯데정보통신 자회사가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 브랜드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1월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중앙제어의 지분 71.1%를 인수,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롯데그룹은 이브이시스와 롯데쇼핑 간 시너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달 기준 롯데마트 전기차충전소 운영 점포는 제타플렉스를 포함해 총 67곳인데, 모두 이브이시스가 관리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잠실롯데월드몰 지하 3층에 21개의 이브이시스 충전기를 설치했다. 또 이브이시스 충전기를 이용하려면 롯데그룹 통합멤버십인 엘포인트 회원가입이 필수라, 전기차 충전기 이용객을 엘포인트 신규 회원으로 유치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연내 80개로 충전소 보유 점포를 확대하는 한편 내년부터 기존 구형 시설을 신형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반면 이마트는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I&C와의 협력이 미미하다. 신세계I&C는 전기차 충전 브랜드 스파로스EV를 운영 중이나,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유통사와 시너지에는 소홀한 상황. 현재 전국 132개 이마트 점포에서 약 1000여개 충전기를 운영 중인대, 대부분 외부 사업자들이다. 신세계I&C의 스파로스EV는 현재 20여개 점, 90여기에 불과하다. 최근에 겨우 스타필드 하남에도 진출했을 뿐이다.
그간 이마트는 그룹 계열사 시너지보다 자체충전 사업, 외부 사업자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이마트는 2018년 외부업체와 협업해 이마트 일부 점포에 전기차 충전소 ‘일렉트로 하이퍼 차져 스테이션’을 도입했다. 또 최근엔 LG전자와 손잡고 전국 이마트 30여개 점포에 충전기 설치를 합의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신세계I&C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뒤늦게 진출, 이마트와의 협력이 늦어진 것으로 본다. 계열사 시너지를 내고 싶어도 당장 마땅한 계열사가 없었다는 해석이다. 이마트는 내년부터 신세계I&C와 시너지를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내년 1월 전국 이마트 점포에 스파로스EV 300~400기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면서 “전국 90여개 점포에 총 500여기 이상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르면 기축 대형마트 등의 경우 주차 대수의 2% 이상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한다. 유통업계는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만큼 인프라를 넓혀 오프라인 점포의 집객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대형마트 입장에서 계열사 시너지를 내는 방안이 가장 효율이 좋을 것”이라면서 “롯데가 이 부분을 선제적으로 잘 공략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