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품귀현상, 생산시설 확대
미국 매출, 호실적 ‘1등 공신’으로
2025년 제3공장 확충, 1위 정조준
올해 국내 라면 수출액이 1조 원을 처음 돌파한 가운데 농심이 주력 제품 ‘신라면’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날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보다, 개척 가능성이 큰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K푸드 대표 기업으로서 이름을 널리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9% 증가한 556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559억 원으로 5.3% 늘었고 순이익은 500억 원으로 76.9%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해외 성과가 견인했다. 미국·중국 등 해외법인에서 2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냈고, 국내법인의 수출 분까지 합산하면 3분기 영업익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
특히 해외 호실적의 핵심은 미국 시장이다. 농심 미국법인의 올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4056억 원으로, 전년 동기(2935억 원) 대비 38.2% 성장했다. 미국의 K라면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가정간편식 수요가 급증한 데다 K콘텐츠 인기가 한몫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화제를 모으자, 미국에서 관련 제품도 인기만점이었다. 수상 발표일 당시인 2020년 2월 11~13일, 단 3일 동안 짜파게티·너구리 두개 브랜드의 합산 매출액은 전주 대비 무려 60.5%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 공장 신설에 따른 공급량 확대도 크게 작용했다. 주력 제품인 신라면을 필두로 농심 라면 제품에 대한 미국 시장 수요가 폭증했지만, 정작 현지 공급이 부족했다. 이에 신동원 농심 회장이 2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 지난해 미국 제2공장을 세우고 고속라인을 가동했다. 매년 3억5000만 개의 라면 추가 생산 능력을 확보, 현지에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졌다. 이 덕분에 올해 상반기 농심의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5.2%, 영업이익은 무려 536% 가했다.
농심은 2017년 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 4000여 개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킨 이후 코스트코, 크로거 등 미국 메이저 유통사에 신라면 전점 입점을 목표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30년까지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 미국 라면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7년 안에 미국 매출을 3배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2021년 기준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은 일본의 토요스이산이 47.4%로 1위다. 이어 농심이 점유율 25.2%로 2위다. 일본 닛신이 17.6%로 3위다.
농심은 점유율 1위 달성을 위해, 지난해 미국 2공장을 완공, 공급량을 확대한 데 이어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공장 착공 등 생산 인프라를 확충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K팝, K드라마와 함께 해외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 글로벌 시장이 높은 성장세”라면서 “신라면을 필두로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K푸드 열풍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