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휴대용 외장형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첫 외장형 SSD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진입했지만, 점유율과 성능 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휴대용 외장형 SSD 신제품 ‘T5 EVO’를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의 최대 강점은 바로 저장 용량이다. T5 EVO는 2TB, 4TB, 8TB 등 세 가지 용량 옵션을 제공한다. 8TB의 경우 현재 업계 현존하는 제품 중 최대 용량이다. 이는 3.5MB 크기 사진 약 2백만 장 또는 50GB 크기 4K UHD 영화 160편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발열을 잡고, 보안을 강화하는 데도 중점을 뒀다. 이 제품에는 표면 온도가 최대 48℃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DTG(Dynamic Thermal Guard) 기술이 적용돼 과열을 방지하고 온도를 최적 수준으로 유지해준다. 또 데이터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정보 보안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4일에도 신제품 ‘T9’을 선보이기도 했다.
T5 EVO가 저장 용량에 중점을 뒀다면 T9는 속도에 중점을 뒀다. T9 4TB 제품 기준 1초당 최대 2000MB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를 지원한다. 이는 업계 최고 속도로, 풀 HD급 4GB 영화 1편을 2초 만에 저장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최근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SSD 시장 선점을 더 공고히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소비자용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9.1%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웨스턴디지털(18.5%) △마이크론(10.5%) △킹스톤(10.3%) △SK하이닉스 9.0% 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휴대용 외장형 SSD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이 본격적으로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5월 휴대용 외장형 SSD ‘Beetle X31(이하 X31)’을 출시했다. 그간 SK하이닉스는 기업용 SSD 제품만 내놨었다. 그러다 2021년 소비자용 내장형 SSD ‘Gold P31’과 ‘Gold S31’을 출시했고, 이번에 외장형인 X31까지 내놓으면서 시장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뿐 아니라 성능 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어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삼성전자 T9 1TB 모델 기준 순차 읽기는 최대 2000MB/s(초당 메가바이트), 순차 쓰기는 최대 1950MB/s 수준이다. 같은 용량 기준 X31의 속도는 각각 1050MB/s, 1000MB/s다. T9이 X31보다 속도 면에서 약 2배 성능이 좋은 셈이다. 다만 가격에 있어서는 1TB 기준 T9이 16만5000원으로, X31(13만8000원)보다 소폭 비싸다.
한편 고용량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자용 SSD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소비자용 SSD 시장은 2027년까지 매출 기준 연평균 36.1%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