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광고모델 이효리 내세웠지만
브랜드-모델 '이미지 접점' 전무
나영호 롯데e커머스사업부 대표가 연말 정기임원 인사를 앞두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이은 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효리 효과'를 내세우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성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부문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170억 원, 21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과 합산하면 올해 이커머스 부문의 영업손실은 7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와 4분기 롯데온의 예상 매출액도 각각 270억 원, 410억 원으로, 올해 총매출액은 1330억 원으로 추정된다. 출범 당시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형편없는 성적표다.
롯데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며 2020년 4월 출범했다. 하지만 사업 초반부터 불안정한 서비스로 소비자들로부터 혹평을 받으며 롯데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롯데그룹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 대표를 영입하면서 구원투수로 내세웠지만, 오히려 취임 이후 적자폭만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롯데온의 영업손실은 1558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영업손실은 1558억 원을 기록하며 제자리걸음했다.
문제는 롯데온의 시장점유율도 업계 꼴등 수준이라는 점이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7월 자료에 따르면 롯데온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4%로 집계됐다. 쿠팡(40.2%), 네이버(29.1%), SSG닷컴(14.4%), 11번가(13.7%) 등과 비교하면 이커머스 업계 가운데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나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한차례 유임된 나 대표로서는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연말 롯데그룹의 정기임원인사에서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고강도 인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이효리를 롯데온의 첫 광고 모델로 기용한 배경도 나 대표의 간절함이 배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효리 효과'를 내세워 실적 반등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나 대표는 2007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재직 당시 이효리를 전속모델로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바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효리와 롯데온의 이미지 접점이 만들어지 않으면서 역효과를 낳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일각에선 이효리의 높은 광고료가 되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식적으로 이효리의 모델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년에 10억 이상으로 업계 최고 대우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온 실적이 올해 들어 개선세를 보이는 건 맞지만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절박함으로 톱스타 이효리를 모델로 기용했지만, 단기간 내 큰 시장 변화는 일어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