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원 변호사 “법 위반 명확한 기업 위주로 기소…빠짐없이 준비해야” [중대재해처벌법 D-100일]

입력 2023-10-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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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10-18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법 적용 여부가 불분명한 점이 있다 보니 사실상 중대재해처벌법 준비가 좀 부족한 곳, 법 위반이 명확한 회사들 위주로 기소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대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 관련 9가지 사항을 열거하고 있고, 다 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모두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경영 방침부터 협력 사업에 대한 평가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률의 부지가 면책 사유는 아니다”며 “양형 요소로도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소규모 사업장에는 “시행령 4조 3호의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와 5호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평가·관리 부분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중대해 보인다”며 “다른 부분도 기본적인 것들은 갖춰놓되 모든 작업을 하기 전에 위험성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 위험성 평가 지침이 바뀐 점을 들어 “예컨대 작업 전에 체크리스트를 활용해서 개인 보호구 등을 확인하고 작업하도록 하면 유해·위험 요인 확인·개선 절차를 마련했다고 말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행 정도에 대한 기준이 세워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 변호사는 “사회 통념상 사고가 나지 않을 정도로 법 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선례도 별로 없고,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기관에서는 완벽하지 않으니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문제 삼고 사고가 난 이상 어떻게든 기소하려는 방향으로 수사하는데,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혼란이 있다”고 짚었다.

정 변호사는 “시행령에서 정한 9가지를 모두 지켜야 하지만, 그 수준에 있어서 완벽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일응의 기준을 가지고 검찰에서도 어느 정도 갖춰졌으면 의무를 이행했다는 판단이 많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행 정도’에 대한 판단이 구체화 돼있지 않아 현장에서도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상담을 해보면 ‘우리 회사는 나름 신경 써서 조직도 만들고 담당자를 정해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법 이행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판단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주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밝혔다.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은 들지만, 기소됐을 때 위반 사항이 없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판례도 적어 아직은 법원의 판단에 기대기도 어렵다.

그는 “대기업의 경우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고, 중대재해처벌법에서 말하는 필요한 사항들을 이행하고 조직도 갖췄지만, 개별 현장 단위에서는 근로자 과실이 조금 있든, 예상 못 한 돌발 변수가 발생하든 해서 사고가 나면 뭐라도 꼬투리 잡을 건 있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대기업들이 준비를 많이 해도 계속 문제가 되는데 50인 미만 사업장은 대기업처럼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나름 준비한다고 해 봐야 사고 나면 처벌되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 책임자를 제재해서 예방 효과를 올리겠다는 취지는 분명히 있지만, 무조건 처벌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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