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상청의 ‘2023년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 기온은 24.7도로 평년보다 1도 높아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역대 4위로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는 각각 13.9일, 8.1일로 평년(10.7일, 6.4일)보다 많았고 극한 호우도 쏟아져 장마철 전국 강수량의 경우 남부지방은 712.3㎜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장마철 기록적인 비가 내렸고,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감했다”며 “기후위기 속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감시 및 분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ㆍ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탄소중립위원회의 재정계획 제출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내년 기후위기 대응예산은 14조5181억 원으로 탄소중립 국가기본계획에서 목표로 계획된 17조2414억 원에 2조 7233억 원(15.8%)이나 미달했다.
탄소중립기본계획은 재정계획을 제출하게 돼 있다. 기본계획상으로는 2023년에는 13조 3455억 원, 2024~2027년에는 76조 5738억 원으로 총 89조 9193억 원이 잡혀 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출한 사업별 재정투입계획을 보면 2024년 17조 2414억 원, 25년 18조 6218억 원, 26년 20조 559억 원, 27년 20조 6548억 원으로 남은 4년간 연평균 19조 1435억 원을 투입한다. 그러나 내년 예산안에는 총 14조 5181억 원이 반영되는 데 그쳤다.
가장 많이 삭감된 사업은 환경부의 무공해차 보급사업이다. 2023년 예산 3조 1986억 원에 비해 7998억 원(-25.0%)이 줄어든 2조 3988억 원 편성에 그쳤다. 이 사업의 국가기본계획상 2024년 재정목표는 3조 9520억 원으로 1조 5532억 원이나 미달하는 셈이다.
이어 농업재해보험 721억 원(6077억→5356억 원),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 635억 원(1910억→1275억 원),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지원 예산은 전액(513억 원) 삭감됐다.
기본법을 통해 제정된 국가기본계획은 준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올해 예산안은 이마저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장혜영 의원은 “지금 기후위기 대응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지 않는다면 추후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