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측과 대표 교섭단체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재개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어진 첫 교섭에는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한 차례 결렬됐다. 당시 회사 측은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노조 측 요구를 거부했다. 아직도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9일 상견례를 갖고, 올해 두 번째 임단협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상견례에서는 최완우 부사장, 신인철 대표교섭 위원,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전삼노는 핵심 의제로 △불공정·불투명·차별적 임금제도 개선 △무한경쟁에 시달리는 직원 건강과 안전 환경 개선 △노사 공동 사회공헌기금 조성을 담은 2023년 삼성전자 단체협약 노조 측 요구안 128개 항 등을 회사 측에 제시했다.
앞서 노사는 2022년 12월 21일부터 올해 4월 18일까지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결국 결렬됐다.
당시 전삼노는 △경쟁사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최소 6% 이상) 또는 일시금 보상 △고정시간 외 수당 17.7시간 철회 △재충전 휴가 5일 △노조창립일 1일 등을 요구했지만, 사 측은 경영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거절했다. 이후 사 측은 별도로 노사협의회를 통해 전 직원 임금 인상률 4.1%에 합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다시 전삼노에서 요구한 조건은 1차 교섭 때랑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첫 교섭 때처럼 임금 제도 개선과 내년도 임금 인상률 책정 등이 향후 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 측은 전 직원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참여한 직원의 80% 이상이 현재 삼성전자 임금 제도에 대해 ‘문제가 있다’ 답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영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 사 측이 노조 측 요구에 그대로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본지가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64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0조8520억 원 대비 75.6% 대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76조7817억 원에서 68조1402억 원으로 1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삼노 관계자는 “향후 임금 협상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이를 포함해 성과급 지급 기준 불투명, 충분한 휴식 부족 등 여러 제도 개선을 주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0년 무노조경영을 철폐한 이래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와 임금협약을 맺어 주목을 받았다.
노사는 추석 연휴 이후, 매주 화요일 만나 본격적인 교섭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