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기업 제도 전반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각종 기업규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뛰는 국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5단체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사파이어룸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와 비교한 기업 제도개선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과거 외환위기 당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각종 기업규제가 도입됐으나 이제는 이런 제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뛰고 있는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경제단체들은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업 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발표자로 나선 최승재 세종대 교수는 “기업집단 규제를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과 비교·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대표소송 제도나 지주회사 규제가 가장 엄격했다”며 “특히 기업집단 전반을 규율하는 법제는 우리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하여 전반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수원 대한상의 팀장은 “기업 세제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7개국(G7)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법인세는 복잡한 과세체계에다가 세율도 높아 법인 세수가 총 조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복잡한 과세체계는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큰 만큼 법인세 과표 구간을 단순화하고 세율을 낮추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상속세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대다수 국가와 달리 유산세 방식, 높은 최고세율, 최대주주 할증 과세 등으로 인해 세 부담이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는 기업승계 시 경영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상속세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되게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관훈 선문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규제 대상 기업집단을 규모나 지분비율에 따라 획일적으로 규정하고 그 대상이 되는 기업집단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모습이 있다”며 “이는 개별 기업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규제로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이에 비해 미국, 일본 등 많은 국가는 기업집단의 장단점을 함께 고려한 규제가 설계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기업집단 자체를 획일적인 규제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집단을 통한 경영의 긍정적 효과들이 발휘될 수 있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웅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기업 세제는 기업의 운영에 상시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할 수 있도록 각 세제에 대한 입체적인 검토를 통해 불필요한 부담을 완화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