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수리 넘어 케어·이전설치까지 범위 넓혀
쿠팡도 A/S 운영 나설 채비…온·오프라인 경쟁 불가피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가 모객 전략으로 가전 애프터서비스(AS)를 꺼내들었다. 매장에서 가전 수리 등 케어 서비스를 제공, 기존 구매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까지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커머스 업체 쿠팡도 가전 AS서비스에 나설 채비라, 가전양판점의 실적 개선 돌파구가 될 지는 불투명하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이달 일산점 내 가전제품 AS센터를 열었다. 밥솥,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소형 가전이 고장나면 센터에 맡기고 수리가 가능하다. 특히 전자랜드에서 구매한 제품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전자랜드의 가전 AS센터 도입은 1988년 회사 설립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그간 전자랜드는 AS접수를 받고 제조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의 AS서비스만 했었다.
전자랜드는 이번 AS센터 도입에 앞서 가전 설치·수리·기술상담 전문 기업 ‘마이스터즈’와 손 잡았고,출장 AS서비스도 진행한다.다만 전자랜드가 일산점 외에 AS센터를 추가 오픈할지는 미정이다. 전자랜드는 일산점 수요 추이를 지켜본 뒤 추가 출점을 검토할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 수리를 넘어 클리닝·이전 설치·보증보험까지 넓힌 ‘홈 토탈 케어 서비스’를 내놨다. 고객의 가전 구매 생애 주기를 밀착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AS 보증 기간을 5년으로 확대하고, 최대 500만 원을 보상하는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냉장고, 에어컨을 비롯해 밥솥 등 총 16개 품목이 보증보험 대상이다. 이외에 에어컨 먼지 제거, 냉장고 냄새 등을 청소하는 클리닝 서비스도 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4월에 전용 상담 창구인 홈 만능해결 센터를 설치했고 현재 9개 점포로 확대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1~7월 기준 가전 AS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롯데하이마트는 내년 말까지 100여 개 점포를 리뉴얼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홈 만능해결 센터를 적극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가전양판점들이 잇달아 AS센터를 만드는 건 모객 전략의 일환이다. 그간 가전양판점은 가전제품 수리 대부분을 제조사에 맡겨온 터라, 소비자와의 접점은 일회성에 그쳤고 그에 따른 매출도 침체 상태다.특히 프리미엄 가전제품은 백화점에, 중소형가전·가성비 가전은 이커머스에 각각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2분기 7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반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었다.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2020년 4조517억 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세다. 전자랜드 운영사인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7% 줄었고 같은 기간 10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런 가운데 이커머스 대표주자 쿠팡이 복병이다. 쿠팡은 올해 특허청에 원클릭, 로켓 AS 등의 상표권을 잇달아 출원하며 가전 AS서비스 채비에 나섰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통해 전문 인력 채용에도 나섰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가전양판점의 AS서비스 강화가 실적 개선 돌파구가 될지 의문이란 시선이다. 현재 쿠팡이 가전무료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AS까지 손을 뻗으면 가전양판점의 차별화 전략도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혼수 등을 제외하곤 가전제품도 온라인 구매가 대세”라며 “AS 인프라가 좋은 대형 가전업체 외에 소형가전의 경우 AS서비스가 또 다른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