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전병우 CSO, 첫 공식석상 등장
“60여 년 동안, 우리는 한국인의 따뜻한 한 끼를 채우는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으로서 늘 국민 곁에 함께했습니다. 나아가 올해는 식품 수출 1위 기업으로 성장, K푸드의 대표 주자로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를 디딤대 삼아 우리는 이제 한 단계 더 진화하고자 합니다.”
60년 전 국내 첫 인스턴트 라면을 선보였던 삼양식품이 과학과 문화를 융합한 신사업을 추진해 불닭볶음면 신화를 이어간다. 개인에 맞춤형 식품 솔루션을 제공하는 푸드케어(Food Care)와 한국 음식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가 중심 축이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1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뉴디트 익선에서 ‘삼양라면 60주년 비전선포식’을 열고 새 비전과 함께 이와 같은 그룹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그룹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의 새 이름이다. 회사는 앞서 7월 지주사명과 함께 기업이미지(CI)를 변경하고 글로벌 톱 100위 규모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식품 제조업을 주로 해온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최근 몇 년 새 해외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매년 성장세로, 올해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899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불닭볶음면 성공을 디딤돌 삼아 미래 신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날 제시한 새 비전은 ‘음식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한 단계 더 진화된 식품을 만든다’다. 중심은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다.
푸드케어의 경우 삼양스퀘어랩(옛 삼양중앙연구소)이 중심이 돼 추진한다. 핵심 사업은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등 생체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식품 개발이다. 맞춤형 식품을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해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
삼양라운드힐(옛 삼양목장)에서는 올바른 식품 섭취를 통해 몸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웰니스(Wellness) 프로그램을 운영해 예방의학의 중심지로 키운다.
식물성 단백질 사업도 확대한다. 특히 콩에 대한 연구를 통해 대체육은 물론 단백질 강화 라면, 밥, 과자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문화예술 사업은 삼양애니가 주축이 된다. 불닭볶음면이 ‘도전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에서 이름을 알린 것처럼 K-푸드를 놀이 문화로 승화하는 역할을 한다.
신사업은 오너가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운영본부장(CSO)이 주축에 선다. 전 CSO는 2019년 9월 삼양식품 해외전략 부문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관리 부문 이사를 거쳐 지난해 7월 삼양애니 대표에 선임됐다. 이번에 발표한 비전 구상에 참여한 만큼 신사업 성공 여부가 전 CSO의 경영 심판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등장한 전 CSO는 “100년 전 햄버거, 30년 전 에너지 음료, 70년 전 라면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새로운 식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사람들은 더 맛있고, 더 즐겁고, 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고 환경은 이를 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실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요구에 부응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 식품 사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변화를 주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