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문제없이 쓴다... '곤지암' 이어 ‘개봉'

입력 2023-09-12 14:33 수정 2023-09-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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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포스터 (와이드릴리즈)
▲'치악산' 포스터 (와이드릴리즈)
개봉을 하루 앞둔 공포영화 ‘치악산’이 제목 변경이나 대사 삭제 없이 개봉하게 됐다. 2018년 영화 ‘곤지암’ 사례에 이어 법원은 이번에도 영화가 다루는 내용이 ‘명백한 허구’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원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등이 낸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영화는 명백히 허구의 내용을 담고 있는 공포영화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영화의 배경으로 ‘치악산’이 등장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치악산’의 명성이 훼손된다거나 영화를 시청한 대중들이 ‘치악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치악산’ 영화 상영이나 광고로 인해 채권자들의 부동산 가치가 변화하거나 그들이 생산하는 농축산물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등의 우려가 명백하게 인정될 만한 소명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치악산' 스틸컷 (와이드릴리즈)
▲'치악산' 스틸컷 (와이드릴리즈)

예정대로 13일 개봉하는 ‘치악산’은 1980년대 원주 치악산을 배경으로 잇따라 벌어진 허구의 토막살인 괴담을 소재로 제작한 공포영화다.

개봉을 앞두고 연출을 맡은 김선웅 감독의 SNS에 토막 살인을 묘사한 포스터가 공개되는 등 강한 표현 수위가 대중의 입길에 오르면서 원주시와 구룡사, 해당 지역을 브랜드 삼아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법인 등이 ‘지역 이미지 훼손’ 등을 이유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달 8일 열린 심리에서 ‘치악산’을 제작한 도호엔터테인먼트 측은 "실제 지명을 이용해 영화를 만드는 건 일반적인 표현 범위 내”라면서 제목 변경과 극 중 대사에 등장하는 ‘치악산’ 묵음 처리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고 “도입부와 결말에 ‘이 사건은 실제와 무관하다’는 자막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갈등은 2018년 개봉한 정범식 감독의 공포영화 '곤지암' 때도 있었다.

곤지암 지역에 버려진 정신병원을 찾아간 유튜버들이 극단적인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는 영화의 설정이 알려지자, 실제 곤지암에 위치한 폐 정신병원 건물의 소유주로는 개봉 전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다만 당시 법원 역시 영화 내용이 “명백히 허구"라는 점을 들어 기각했다.

‘곤지암’의 경우 영화 공개 이후 참신한 촬영과 편집으로 젊은 층의 호평을 끌어냈고 26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해 앞선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치악산’ 마케팅사는 “예정대로 내일 개봉을 진행한다”면서 “극 중 등장하는 MTV 라이딩 시퀀스를 비롯해 배우들이 해외영화제 수상했다는 점 등이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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