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1일차’ 이재명…與 “단식쇼는 수사방해” 野 “정치수사”

입력 2023-09-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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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건강 이상설 흘리며 8시간 만에 제멋대로 조사 중단”
野 “야당 탄압 위해 ‘시간끌기식 수사’…정치검찰 악랄함 입증”

▲단식투쟁 11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 있다.  (뉴시스)
▲단식투쟁 11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대납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건강상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사실상 수사방해를 했다”며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국면 전환을 위해 ‘시간끌기’ ‘망신 주기’식 수사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달 31일부터 단식을 시작한 이 대표는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다음에 또 출석할 테니 이번 조사를 빨리 끝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이 대표 측의 지연 전략이 극에 달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검찰은 전날(9일) 오전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 대표를 소환해 8시간 가까이 ‘제3자 뇌물’ 혐의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이 대표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검찰은 오후 6시 40분경 진술조사를 중단하고, 나머지 답변을 듣기 위해 이 대표를 12일 재소환 통보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는)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이 시작되자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하더니,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됐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퇴장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퇴근 단식도 ‘내 맘대로’하더니, 검찰청에 온 피의자가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귀가하는 것도 참으로 ‘내 맘대로’식”이라고 쏘아붙였다.

전 원내대변인은 또 “더욱 가관인 것은 검찰이 남은 조사를 위해 12일로 추가 소환날짜를 통보하자, 이 대표 측이 ‘당내 일정이 있어서 출석이 어렵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라면서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단식을 핑계로 몸져누워 엠블란스를 타고 병원에 입원해 영장 청구를 막아보겠다는 심산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글을 썼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출퇴근 단식은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지연을 위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명분 없는 ‘출퇴근 단식 쇼’를 할 때부터 예상한 시나리오”였다면서 “단식 10일째 이재명 대표는 (검찰청에) 유유히 걸어 들어오며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하더니, 뜬금없이 ‘국민 주권’, ‘민생’ 운운하는 뻔뻔함까지 보였다”고 평가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조사 도중에는 건강 문제로 ‘빨리 끝내 달라’ ‘한 차례 더 검찰에 출석해 2회 조사를 받겠다’는 등 특권에 가득한 모습으로 일관하더니, 결국 오후 6시 40분쯤 조사가 중단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분없는 단식쇼를 벌이고 건강 이상설을 흘리며 8시간 만에 제멋대로 조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사실상 수사방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은 이 대표가 조사 내내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벌써 다섯 번째 검찰 조사임에도, 이 대표의 일관된 불성실한 태도와 시간끌기식 조사로 인해 검찰은 12일 재소환을 통보했고, 국민들은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쇼’를 한번 더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야당 탄압을 위해 ‘시간끌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망신 주기, 국면전환에만 혈안이 된 수원지검의 이 대표 소환 조사를 강력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어제 검찰의 소환 조사는 정치검찰이 얼마나 악랄한지 입증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남았다”면서 “저열한 언론플레이, 공무상 비밀누설까지 서슴지 않던 수원지검은 정작 제대로 된 증거조차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에도 조사는 ‘시간 끌기’로 점철됐다. 했던 질문 또 하고, 이미 답한 질문을 다시 반복했고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등 검찰에 압박당하는 범죄혐의자들의 일방적인 주장과 아무 관계 없는 경기도정 관련 이야기까지 늘어놓으며 시간을 소모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 대표가 단식 중인 상태로 오후 9시 전 조서 열람 등 절차를 마무리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그런데도 검찰은 시간 끌기 작전으로 조사를 이어가다가 시간이 모자란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6차 소환 조사를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의 고질병인 ‘공무상 비밀누설’도 반복됐다”면서 “조작 수사에 기반해 답이 나올 때까지 질문을 반복해 놓고는 언론에는 ‘구체적 진술을 거부했다’는 비열한 피의사실 유포를 서슴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은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도에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관련해 검찰은 쌍방울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난해 10월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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