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의 회장인 이윤경(53) 씨의 첫 째 자녀는 혁신학교인 효문고를 졸업했다. 이 씨는 당시 자녀를 지도했던 고등학교 교사들에 대해 “우리 아이 인생을 바꿔 놓은 선생님들이고 굉장히 감사하고 있다”며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이 씨는 2학년 담임 선생님과의 학부모 상담 당시 들었던 “자녀가 요즘 덜 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 씨 자녀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해 보건실을 찾아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당시 담임 교사는 그런 이 씨 자녀와 잦은 상담을 통해 이 씨를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며 변화를 도왔다.
이 씨는 “(자녀가) 중학교 때 학교 적응을 못했었는데 고등학교 가서 학생회장에 출마를 하더라”며 “아이가 도전해보는 경험을 하고 이후로 학교 생활이 달라지면서 학교에 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아이가 ‘나도 한번 (학생회장) 해보겠다’고 하자 당시 담임 선생님도 ‘그래, 너 할 수 있어’라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 씨 자녀의 입에서는 처음으로 ‘우리 학교 너무 좋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2학년 담임 선생님과의 학부모 상담 시간은 이 씨가 자녀를 더 잘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당시 교사는 이 씨에게 자녀가 국어 수업시간에 지은 ‘엄마’라는 제목의 시를 소개해줬다고 한다. 해당 시에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고 한다’며 엄마를 이해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교사는 그 시를 이 씨에게 보여주며 ‘아이랑 이런 대화를 많이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조언을 건넸다고 한다. 이 씨는 “상담을 통해 선생님이 아이가 심성이 바르고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칭찬을 해주셨다”며 “제가 몰랐던 아이의 또 다른 면을 알게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뮤지컬 등 다양한 방식의 학교 수업도 이 씨에게 기억에 남았다. 이 씨는 “선생님들이 융합 수업을 많이 하셨다”며 “모둠을 짜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뮤지컬로 만들어 발표를 하거나 랩 가사로 만드는 등 활동들을 하더라”며 해당 수업 방식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최근의 교권 하락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제 일으킨 사람을 차단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해결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부모 전화 상담 예약이나 민원실 CCTV 설치 등이 해결 방안이 아니라, 학부모회와 같은 공식적인 기구를 활용해 학부모 의견이 학교의 교장·교감에게 전달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부모에 대한 학교 차원의 교육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씨는 “학교가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학부모에게 가르쳐야 한다”며 “가령 체육 시간에 아이가 공에 맞으면 그게 학교폭력인 줄 아는 학부모가 있는데, 수업 중 발생한 안전사고는 안전공제회로 접수해야 한다는 것 등을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 인식이 문제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학부모에게 학교폭력이라든지 교권침해라든지에 대한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는 교육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가 학생의 행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예전 효문고 생활지도부장 선생님이 ‘학부모와 교사 관계는 사돈지간’이라고 했다”며 “(학부모와 교사가) 그렇게 가까운 관계는 아니지만 자녀를 사이에 두고 잘 지내야 한다는 점에서 딱 맞는 표현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교사, 학부모 중 누구의 권리도 침해되선 안된다”며 “교육공동체로서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