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 장애가 있는 20세 자녀의 학부모 정은경(50) 씨는 자녀의 고등학교 3학년 통합반 담임 교사가 "자녀의 눈높이에서 교육해주시고 이해해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정 씨 자녀는 경계성 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 등급 판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비장애인 또래와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 끝에 자녀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당시 경남공고 통합반으로의 전학을 택했다.
정 씨는 "아이가 학교에서 제빵 등 여러가지를 배웠는데 선생님이 아이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며 "그런 분을 처음 봐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정 씨는 당시 담임 교사가 '학교에서 어머니에게 연락 자주 안 하도록 하겠다'고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앞서 정 씨는 직장에 있을 때도 하루 평균 다섯 번 이상은 학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리는 전화였다. 정 씨는 "실제 자녀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주변에서 '아이가 했다고 한다'고 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 씨는 '휴대폰에 학교 전화번호가 뜨면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담임 교사에게 털어놨고, 이를 들은 교사는 "자녀의 학교 생활을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며 "교사가 잘 커버할 것"이라고 전한 것이다.
이 일화를 전하며 정 씨는 "그런 말들이 굉장히 위로가 됐다"며 담임 교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담임 교사는 정 씨 자녀의 문제 행동 혹은 도전 행동으로 인한 문제 상황 해결에도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도전 행동'은 고의성은 없지만 본인과 상대방을 해칠 수 있는 행위 등을 말한다.
정 씨는 "수업을 듣던 자녀의 주의가 산만해지면 선생님이 아이를 일반 수업 대신 다른 수업을 해주시면서 문제 행동을 많이 줄여주셨다"며 "거기서 아이가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칭찬과 격려를 해주셔서 아이가 자존감이 많이 높아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연말까지 특수교육 대상자의 도전 행동을 중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정 씨는 "고의는 없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이드라인 마련이 오히려 문제 행동을 더 부각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문제 행동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문제 행동 등을 조사하는 데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씨 자녀는 현재 부산 혜송학교 전공과 1학년으로서 바리스타 등 취업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 정 씨는 "당시 선생님께서 바리스타 교육을 해주신 덕분에 저희 아이의 소질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됐고, 아이가 꿈이 생겨서 스스로 학원을 다니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담임 교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덧붙였다.
"선생님 덕분에 아이는 예전의 그 아이가 아닌 완전 다른 아이로 변화됐어요. 선생님 너무 감사드려요, 다시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