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비건 인증 제도 등 개선 과제도"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이 계속되면서 식품업계가 비건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환경과 동물복지를 생각하는 '가치 소비'에 편승하는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도 관련 제품 생산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 신세계푸드, 풀무원, CJ제일제당 등 업체들은 꾸준히 비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비건 제품을 출시한 동원F&B는 콩을 원료로 사용한 식물성 캔햄인 햄 '마이플랜트(MyPlant)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콜레스테롤 함량이 0%다. 칼로리와 나트륨도 기존 캔햄보다 적은 편이다. 동원F&B 동물성 캔햄 '리챔'과 비교해 칼로리는 40% 수준이다.
동원은 3월엔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를 선보이고 참치와 만두 신제품도 선보였다. 참치 통조림 역시 콩단백 원료로 만들어 콜레스테롤이 없고, 칼로리도 기존 동물성 제품과 비교해 31%가량 적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12월 첫선을 보인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비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제품군은 만두,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김치 5종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기존 인기 제품을 비건식으로 바꿔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올해 5월 고기를 뺀 '사찰식 왕교자'가 있다. 앞서 3월에는 해찬들 고추장이 국내 장류 브랜드 최초 유럽 브이라벨(V-Label) 비건 인증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도 자사 '베러미트'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비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품 종류에는 소시지, 캔햄, 미트볼 등이 있다. 자사 대체육 제품에 대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시 청담동 SSG 푸드마켓 지하에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도 열었다. 이는 베러미트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캐쥬얼 다이닝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선보이고 식물성 텐더, 교자, 런천미트, 브리또 등 제품을 출시했다.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도 운영 중이다.
식품업체들이 이처럼 비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은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 세계 시장 규모는 2021년 54억 달러에서 2025년 약 71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1년 1840만 달러에서 연평균 8.3% 성장해 2025년 226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것도 비건 시장 확대 요인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ESG 경영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가치소비 트렌드까지 맞물려 관련 제품 출시가 증가한 것.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기후 변화가 피부로 느껴지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며 "아직 전체 식품 시장에서 비건 제품의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꾸준한 성장세는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직 모호한 비건 인증 제도, 고기보다 맛이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 등 걸림돌도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