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 정모 씨가 다른 사람을 해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2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출석하면서 ‘다른 사람을 해할 의도가 있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요.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금전 문제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맞냐’, ‘흉기가 많이 발견됐는데 범행을 계획했냐’, ‘정신질환약 복용을 중단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이어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이 없이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정인재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특수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는 정 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시작했다. 정 씨의 구속 여부는 빠르면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앞서 정 씨는 26일 밤 갈현동의 한 주택가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배회하다 경찰과 2시간 넘는 대치 끝에 검거됐다. 가족 간의 금전적인 다툼이 범행동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흉기가 다수 발견되는 위험성을 고려해 특공대에 지원을 요청했다.
경찰은 정 씨가 들고 있던 흉기 2점과 가방에 있던 흉기 6점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10년 요리사 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여러 종류의 칼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또 4년 전 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현재는 약을 먹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최근 잇따르는 ‘살인예고’ 글과 관련성도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