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교권침해 논란…교사들 “학생들 가르치기 두렵다”

입력 2023-08-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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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신체적 폭력 등 다수
교사 부족, 팬데믹으로 놓친 학습 진도에 삼중고

▲미국 켄터키주 프랭크포트에서 2019년 3월 12일 한 교사가 공교육 보호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랭크포트(미국)/AP뉴시스
▲미국 켄터키주 프랭크포트에서 2019년 3월 12일 한 교사가 공교육 보호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랭크포트(미국)/AP뉴시스
국내에서 교권침해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관련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부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과 부모로부터 위협과 공격을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수교육 사회학을 가르쳤던 교사 타일러 존슨은 “최근 학교에서 사소한 오해로 인한 학생들 간 싸움이 자주 일어나고 있고 한 번은 두 명이 싸우던 중 내가 얼굴에 주먹을 맞기도 했다”고 말했다.

존슨은 “한 번 이상 동성애 혐오 발언을 들었다”며 “노골적인 인종차별과 동성애 혐오 외에도 (교사로서) 가치를 느끼거나 인정받을 수 없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사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것 같다”고 푸념했다. 결국 존슨은 다른 학교로 일터를 옮겨야 했다.

워싱턴D.C.의 한 공립학교 베테랑 교사는 “지난해 어린 학생들이 오가는 교실 앞에서 학생의 이모에게 맞은 적 있다”며 “오전에 교실을 들어오는 학생들을 맞아주고 있었다. 그때 교직원과 다투던 것으로 보이는 그가 교실 문을 열었고 주먹으로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교사는 “지금도 내가 맞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우린 가르치는 게 두렵다. 일하기 두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교에선 학생이 교사를 날카로운 물건으로 찌르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 교사는 “20년 넘게 가르쳤지만, 이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난 적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가해 학생의 가정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교사는 “내 걱정은 그 아이가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학생을 두둔했다.

워싱턴교사연합은 “전국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폭력적인 아이를 진정시키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계속되는 인력 부족을 견디고 학생들에게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놓친 학문적 기반을 찾아주려는 상황에서 일부 교사들은 학교를 떠나거나 다른 직업을 갖도록 강요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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