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이하 SFTS)이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2020년 4479명, 2021년 5915명에서 지난해 6230명(사망 20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SFTS는 2022년 193명이 감염돼 40명이 사망했다.
쯔쯔가무시증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 가운데 가장 환자가 많이 나오는 제3급 법정감염병이다. 쯔쯔가무시균(Orientia tsutsugamushi)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발생하는데, 털진드기 유충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가 9월~11월이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10일 이내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이 생기고, 물린 부위에는 검은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감염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는데, 코로나19 또는 초기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SFTS는 해당 바이러스((Dabie bandavirus)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서 발생한다. 잠복기는 5~14일로, 주요 증상은 발열, 피로감, 소화기계 증상, 근육통, 두통, 신경계 증상 등이 있다. SFTS의 경우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치명률이 20%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풀밭 등에서 야외 활동 시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아야 한다.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해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풀밭에서 용변을 행동이나 진드기가 묻어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진드기 기피제 사용도 도움이 된다.
야외 활동 후에는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하며, 샤워나 목욕을 해야 한다. 머리카락이나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을 꼼꼼히 확인해 진드기가 붙어있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농업이나 텃밭작업, 주말농장 등을 통해 감염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쯔쯔가무시증 감염자의 53.1%, SFTS 감염자의 50.8%가 농작업 중 진드기에 물렸다.
따라서 농작업 전에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긴 소매와 긴 바지로 된 작업복을 착용하며, 소매는 단단히 여미고 바지는 양말 안에 집어넣어 진드기가 옷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드기가 옷에 달라붙었을 때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밝은색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장갑과 장화 착용도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