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을 맞은 한미약품이 인적 쇄신을 강화하고 있다. 오너 2세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주요 임원진을 개편하면서 새판짜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한미약품은 회사의 핵심 사업인 연구·개발(R&D)을 총괄할 센터장에 최인영 상무를 다음 달 1일 자로 임명했다. 최 신임 센터장은 1998년 입사해 회사의 핵심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 적용 신약을 이끈 바이오신약 개발 전문가로 꼽힌다.
기존에 R&D 센터를 총괄하던 서귀현 전 부사장은 항암제 ‘벨바라페닙’, ‘올리타’ 등 합성신약 부문 연구를 주도했다. 한미약품이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신약 연구를 강화하면서 바이오신약 부문 책임자인 최 신임 센터장이 전면에 나선 셈이다. 앞으로 세포·유전자(Cell&Gene) 치료제와 mRNA 기반 항암백신, 표적 단백질 분해(TPD,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약물 등 신규 모달리티로 확장도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한미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창업주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전략기획실장으로 맞이했다. 이에 따라 초대 전략기획실장으로 영입한 삼성전자 출신 배경태 전 부회장은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룹의 미래를 진두지휘할 전략기획실장에 오너 2세를 등용하면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의 리더십은 한층 강화됐다. 송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원진을 대거 바꾸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의 R&D 기반을 마련한 이관순 전 부회장과 권세창·우종수 전 대표 등 ‘한미맨’ 3인이 모두 회사를 떠났고, 박재현 대표가 자리를 메꿨다. 팔탄 제제연구센터장을 맡았던 김용일 전 상무와 한미헬스케어 사업부문 대표를 지낸 박준석 전 부사장도 용퇴했다. 회사는 연말까지 세대교체 작업을 마무리하고 주요 부문 리더십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개편한 송영숙호는 순항 중이다. 한미약품의 상반기 매출은 7038억 원으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R&D 부문에서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차세대 면역항암제(BH3120) 임상이 본격화되는 등 랩스커버리의 뒤를 잇는 독자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