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 건립
에코프로, 中 GEM과도 전구체 공장 건설
삼성SDI도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사 설립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핵심 소재 공급망 강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배터리 소재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직접 공장까지 세우고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온ㆍ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잇달아 배터리 소재 업체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SK온은 18일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 국내 양극재 생산기업 에코프로비엠과 캐나다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3사는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시 산업단지 내 27만8000㎡(8만4000평) 부지에 총 12억 캐나다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투자해 합작공장을 짓는다.
SK온과 포드, 에코프로비엠은 이번 합작공장 건립을 통해 더욱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3사는 이미 협업해오던 관계다. 에코프로비엠은 SK온에 양극재를 공급하고, SK온은 포드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SK온은 지난해 11월에도 에코프로, 중국의 전구체 업체 GEM(거린메이)과 합작법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를 설립했다. 3사는 최대 1조2100억 원을 투자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연산 5만 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 전구체는 양극재 재료비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다.
삼성SDI는 2020년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에코프로이엠은 경북 포항 영일만산업단지 내 양극재 공장 두 곳을 준공했다. 두 공장에서 생산하는 9만 톤 가량의 양극재는 모두 삼성SDI에 공급된다.
배터리 업체가 직접 소재 공장 건설에 나선 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극재를 비롯한 소재를 합작사에서 대량 공급 받으며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IRA 규정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 혹은 가공해야 한다.
IRA 세부지침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핵심 광물로 분류했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배터리 업체들이 소재사와 신규 합작 공장을 한국과 캐나다 등에 짓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게 배터리 업체의 과제가 됐다”며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건 주요 소재사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의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