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신 가격, 전년 대비 약 20% 하락
‘선택과 집중’…본업 ‘식품’ 주력해 실적 개선
국내 식품사 중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 사업 비중이 큰 CJ제일제당과 대상의 2분기 실적이 암울할 전망이다. 라이신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기가 부진해 올해 들어 판매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하반기(3·4분기)에는 본업인 식품 사업에 주력해 실적 개선을 이뤄보겠다는 전략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2분기 매출액 7조3809억 원, 영업이익 3215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무려 36.2% 급감한 수준이다.
대상도 2분기 실적이 우울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 감소한 1조367억 원, 영업이익은 46.9% 감소한 258억 원이 예상된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식품과 소재, 바이오가 사업의 주요 축이다. 식품 사업의 경우 경기 위축과 외식 증가로 판매량이 감소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 시기 간편식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해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 소재 사업에서는 사료용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가격 하락이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라이신은 사료에 첨가해 성장 촉진제 역할을 하는 소재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이를 주로 중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라이신 가격은 ㎏당 9.4위안 수준이다. 전년 같은 날과 비교하면 22.7% 저렴하다. 라이신 가격은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에 따라 등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국 외식 시장이 위축하면서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라이신 사업을 하는 두 회사의 바이오 사업 비중은 20~4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신 가격이 상반기 내내 부진하면서 관련 사업을 하는 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바 있다. 대상 또한 1분기 바이오 사업부 아미노산 제품류 생산액이 전년 대비 5%가량 줄었다.
CJ제일제당은 실적 회복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중국에서 자차이(짜사이) 사업을 하는 자회사 지상쥐(吉香居) 지분 전량을 3000억 원에 매각했다.
반면 비비고 브랜드 중심인 K-푸드 사업 확장에는 주력할 방침이다. 김, 만두, 소스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 사업을 키우는 한편, 온라인 채널도 강화한다.
대상 또한 주력 품목인 김치, 소스, 간편식에 주력하고 알룰로스 등 소재 스페셜티,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라이신 판매 가격이 부진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일단 화이트 바이오(식물자원을 원료로 한 화학제품) 같은 다른 분야에 집중해 라이신 부진을 상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