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일대 미분양 단지에 수요자들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이 이어지고, 여기에 분양가마저 급등하자 기존 분양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미분양 단지를 찾는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3일 경기도와 서울시 미분양 통계를 분석한 결과, 5월 말 기준 경기도 미분양 주택은 6957가구로 4월 말 7480가구보다 523가구 줄었다. 비중으로는 한 달 만에 미분양 주택의 약 7%가 주인을 찾은 셈이다.
미분양 주택 감소 상위 지역으로는 수원시(380가구 감소)와 평택시(276가구 감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수원에선 팔달구에 들어서는 ‘수원성중흥S클래스’가 5월 말을 기점으로 모든 주택의 계약을 마쳤다. 이 단지는 2월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0.97대 1로 미달했지만, 이후 수요가 몰리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평택에선 DL건설이 공급한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와 한화 건설 부문의 ‘포레나 평택화양’에 수요가 집중됐다.
최근에는 경기지역 다른 곳도 미분양 물량이 대거 나왔던 주요 단지가 잇따라 완판에 성공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의왕시 ‘인덕원자이SK뷰’와 ‘인덕원 퍼스비엘’은 이달 미분양 물량 계약을 모두 마쳤다. 또 안양에서 분양한 ‘평촌 센텀퍼스트’ 역시 계약률 95% 이상을 기록하면서 완판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서울에서도 미분양 주택 수요가 감지된다. 5월 말 기준 서울 미분양 주택은 1144가구로 4월 말 1058가구보다 86가구(약 8%) 늘었다. 다만, 미분양 증가 내용을 뜯어보면 강서구에서 125가구(등촌 지와인)가 늘어난 탓이다. 마포구(19가구 감소)와 강북구(6가구 감소), 구로구(7가구 감소) 등 다른 지역에선 미분양이 줄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총 1만799가구로 전월(1만1609가구) 대비 810가구(약 7%) 감소했다. 1월 수도권 미분양 규모가 1만2257가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458가구(약 12%) 줄어든 수준이다.
미분양 단지 수요가 반등한 것은 집값 상승 기대감과 분양가 급등 영향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서울은 9주 연속, 수도권은 3주 연속으로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분양가도 대폭 올랐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올해 전국 기준 민간아파트 평(약 3.3㎡)당 평균 분양가(일반공급 가구 기준)는 1908만 원이다. 2021년 1467만 원, 2022년 1729만 원에서 매년 평당 200만 원가량 오른 셈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건축비용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아파트는 ‘지금 사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분양 단지가 더는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난 4일 ‘2023년 2분기 건설·주택시장 평가 및 전망’에서 “최근 주택가격 낙폭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미분양 위험이 크게 완화되는 등 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지방은 침체가 이어지지만, 수도권은 매수 심리가 회복세를 보인다”며 “금리 인상 불확실성도 해결돼 집값 상승 기대도 있는 만큼 하반기까지는 청약시장과 함께 수도권 미분양 단지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