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당, 혁신 의지 있는지 의심스러워”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논의가 처음으로 이뤄졌으나, 결론은 내지 못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공개 정책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여러 제안과 의견이 있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밀도 있는 논의를 계속해나가며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시간이 짧았다”며 “다음 의총에서도 우선순위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비공개 의총에서는 강훈식 의원을 시작으로 열 명 이상의 의원이 자유토론에서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체로 찬성 발언이었지만, 신중한 입장을 강조한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의총에 참석한 한 민주당 의원은 본지에 “찬성 의견이 더 많긴 했다”면서 “일반적으로 반대한 분들은 불체포특권 포기가 기본적으로 헌법에 반하는 것 아니냐,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찬성하는 입장에선 우리의 눈높이보다는 국민 눈높이에서 혁신안을 받아들이는 게 맞지 않나, 우리 의견이 맞는 부분이 있더라도 국민 정서에 맞춰가야 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정책 의총 비공개 전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소중한 당원과 지지자들과 함께 ‘국민’ 정당으로 나아갈 때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며 “내년 총선이 확장성의 싸움인 만큼 윤리정당 회복을 위해 혁신위가 제안한 1호 혁신안을 의총해서 추인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혁신안은 당의 윤리성을 보강하기 위해 제안된 과제”라며 “민주당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최소한의 조치이기도 한 불체포특권 포기, 오늘 이 자리에서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결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혁신위는 지난달 23일 1호 혁신안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과 체포동의안 당론 부결을 요구했지만, 그간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구호뿐인 혁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혁신위는 21일 다음 혁신안을 발표한다.
1호 혁신안 논의 시한에 대해 이 원내대변인은 “시간제한을 두지는 않았고, 오늘 의총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정리해 혁신위와 소통하는 시간도 가지기로 했다”며 “그 과정을 통해 혁신위 취지를 잘 반영하고 총의를 모아내는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총 결과에 대해 혁신위는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혁신위는 이날 오후 의총 결과에 대해 “혁신위 제안은 변함이 없고, 민주당이 혁신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오늘 의총에서 (혁신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고, 하루빨리 재논의를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