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해일은 전 세계 모든 해안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대부분 태평양과 그 주변 해역에서 생긴다. 이는 태평양의 크기가 거대하고, 대규모 지진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태평양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하루 만에 발생지점에서 지구 반대편까지 이동할 수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통가의 화산폭발로 발생한 지진해일 때문에 통가에서 1만km 넘게 떨어진 페루에서 두 명이 익사하는 일이 있었다. 또한,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인근해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이 인도네시아를 강타했으며, 태국, 몰디브, 소말리아, 케냐 등 12개국에 큰 피해를 주었다. 당시, 미국지질조사소에 따르면 사망자가 약 28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지진해일은 인근 지역부터 먼 지역에까지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재난이다.
◇삼면이 바다…지진해일 발생에 대비해야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에 접해 있어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특히 동해안의 피해가 우려되는데, 동해는 수심이 깊고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가 잦지 않아,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일본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의 피해를 겪은 사례가 있다. 1983년 일본 혼슈 아키타현 서쪽 근해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으로 임원항을 포함한 동해안 여러 지역에 지진해일이 내습하였고, 인명 피해(사망 1, 실종 2, 부상 2)를 비롯해 당시 기준으로 3억700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1993년에는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북서쪽 근해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에 따라 동해안 곳곳에 선박, 어망·어구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재산 피해 규모가 그 당시 약 4억 원에 달하였다. 당시 기상청은 지진해일 속보와 경보를 발표하여,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현재 기상청에서는 지진해일 파고계, 조위계, CCTV 등 관측시스템을 활용해 연안의 장주기파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일본 서쪽 연안에서 대규모 해역지진이 발생하면 1~2시간 후에 지진해일이 울릉도나 동해안에 도달하기 때문에, 지진해일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여 주민들의 대피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예측정보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기상청은 한반도 근해의 가상지진원 5901개와 일본 동쪽 해역의 가상지진원 939개의 정보를 이용해 전국 해안지점과 일본 조위 관측 지점 등 3450개 예측지점에 대한 지진해일 도달 시각, 예상 파고를 데이터베이스화한 지진해일 시나리오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기상청, 시나리오별 대응체제 가동 중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규모 6.0 이상의 해저지진이 발생해 우리나라 해안가에 높이 0.5~1m 미만의 지진해일 내습이 예상되면 지진해일주의보를, 1m 이상의 지진해일 내습이 예상되면 지진해일경보를 발표한다. 또한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지진해일도 특보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나 우리나라에 영향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지진해일정보를 발표한다. 또한, USGS(미국지질조사소), JMA(일본기상청), PTWC(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 등 해외 관련 기관들의 정보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지진해일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로 임원항에 지진해일이 발생한 지 40년이 되었다. 우리가 살면서 지진해일을 경험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운이 좋다면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운에만 맡겨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40년 전 예고 없이 찾아왔던 임원항의 재난을 기억하며, 언제 찾아올지 모를 지진해일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책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