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과 검찰이 재판부 재배당 후 열린 첫 재판에서 기자회견과 관련,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는 4일 정 전 실장의 뇌물·부정처사후수뢰·부패방지법 위반·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또한 검찰이 밀실에서 유 전 본부장을 회유한 뒤 진술이 번복된 점 등을 재차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유동규가 당시 유력 정치인들에 관한 내용이라 한 번에 털어놓지 못했다"며 "하나씩 아는 범위에서 진술한 것을 검사의 프레임이라거나 회유·조작이라는 변호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검찰은 정 전 실장 측이 지난달 16일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일에 대해 "공판장에서 주장해야 할 내용을 기자들 앞에서 하는 건 여론 재판을 하자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지난 번 기자회견은 사실을 덮으려는 것이고, 기자들을 상대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진실을 호도하는 행위"라며 "편향된 정보로 국민에게 선입견을 품게 해 재판부를 압박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언론과 검찰 관계를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우리나라 주요 사건 기사들 다 검찰 발이 아니었나"라고 반문하면서 "회견 주제는 검찰의 무분별한 공소권 남용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그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었다"고 맞받아쳤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기자회견을 하고, 의견 개진할 시간을 줄 테니 법정에서 말하라"고 중재했다.
다음 재판은 이달 1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