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을 찾는 국내 중소 제약사들이 베트남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급속한 시장 성장세와 수입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점 등이 국내 제약사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22일 시장조사기관 BMI에 따르면 베트남의 제약시장 규모는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2026년 161억 달러(20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이 최근 5년 새 연간 3.6%씩 성장해 25조 원 규모가 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임을 알 수 있다.
또한,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의 평균 연령이 32세에 불과할 정도로 두터운 젊은층의 소비 능력이 높아지고, 평균 수명도 늘면서 제약시장의 성장세가 가장 기대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지속해서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찌감치 베트남을 주목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올해 베트남 진출 30주년을 맞이했다. 현지 제약사 바이오남(BIONAM)과 손잡고 개량신약 등 품목을 넓혀 수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03년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하고 장기간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호치민 의약대학과 필수 기초 원료 의약품을 함께 연구하기로 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다음 달 베트남에 연락 사무소를 연다. 창사 이래 첫 번째 해외 사무소로, 이를 발판 삼아 주변국까지 수출망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0일에는 베트남 헬스케어 유통기업 메디케어와 계약을 맺고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에 이어 의료기기 및 의약품까지 수출하기로 했다.
삼진제약은 올해 4월 베트남 제약사 OPC 파마슈티컬 JSC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완제 의약품은 물론 건기식 브랜드 ‘위시헬씨’ 대표 품목의 현지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베트남 제약시장에서 수입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65%로 수입의약품에 대한 의존도는 물론 신뢰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1인당 의약품 지출 규모는 적지만, 장기적으로 고령화 및 만성 질환 환자가 증가하면서 처방 약품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7억1400만 달러(2조2000억 원)에 달하는 베트남 의료기기 시장 진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KMDIA)는 지난 15일부터 베트남 호치민에서 ‘2023 베트남 K의료기기 전시회’를 열고, 다양한 의료기기와 원격 의료기술,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