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가 국내·외 생산거점을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펼친다.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중심축으로 떠오른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이원직 대표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부터 실적 확대 구간에 접어든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체결한 수주 계약이 반영되면서 올해 매출은 단숨에 2000억~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북미 생산거점인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3만5000리터(ℓ)의 항체의약품 원액을 생산할 수 있다. 신규 공장으로 CDMO 사업에 진출하려면 상업 생산까지 최소 5년이 필요하지만, 이 대표는 이미 완성된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했다. 인수작업을 완료한 올해 1월부터 즉시 위탁생산을 시행해 현재 완전(full) 가동 중이다.
시러큐스 공장은 충분한 유휴 부지를 보유해 언제든지 생산 능력 확대도 가능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800만 달러(약 633억 원)를 투자해 항체-약물 접합체(ADC) 서비스를 중심으로 생산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또 원액 생산을 충전·포장이 가능한 완제의약품 생산까지 확대한다. 회사는 70여 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국내 생산거점으로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가 집결한 인천 송도를 낙점했다. 송도 메가 플랜트는 연말 첫 삽을 떠 2025년 말까지 1공장을 준공하고, 2026년까지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는 것이 목표다. 2027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3공장까지 완공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에서만 36만 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 1·2·3공장의 전체 가동 시점은 2034년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항체의약품 생산이 중심이지만, 1·2·3공장을 차례로 짓고 있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흐름에 맞춘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직후부터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등을 대상으로 직접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만큼 CDMO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속도’ 측면에서 동력이 충분하단 평가다.
오픈 이노베이션도 활발하다. 올해 4월 스위스 세포주 개발 기업 엑셀진과 위탁개발(CDO) 사업 협력으로 CDO 수주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어 ADC CDMO 확장 일환으로 ADC 플랫폼을 개발하는 피노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결정하는 등 국내 바이오기업과 상생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