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이 꼽은 노동 개혁 과제 1순위는 노사관계법 선진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투기업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 개혁이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주한독일상공회의소, 한국외국기업협회 소속 회원사인 외국인투자기업 202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외투기업 국내 노동환경 인식조사’ 결과 외투기업들은 한국에서의 경영에 있어 가장 부담되는 노동 현안으로 ‘최저임금·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담 증가’(37.6%)를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여전히 경직적인 근로시간제도’(23.8%), ‘대립·투쟁적 노사관계’(22.8%). ‘고용·해고 경직성’(18.8%), 과도한 노동형벌 규정(14.9%), 인력활용제한(12.4%) 순으로 응답했다.
외투기업들이 원하는 노동 개혁 과제를 묻는 설문에는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노사관계법 선진화’(45.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노사 자율적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등 근로시간 유연성 제고’(34.2%), ‘연공급 임금체계를 생산성 기반의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개편’(27.7%), ‘고용 유연성 제고’(23.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외투기업들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 개혁과 노사 법치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정부의 노동 개혁이 한국의 투자 매력도에 미칠 영향을 묻는 설문에는 응답 기업의 50.5%가 ‘투자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은 7.4%에 그쳤다.
외투기업들은 한국에 투자한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95%)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기업의 97.5%가 향후 한국에 대한 투자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81.2%)하거나 ‘더욱 확대’(16.3%)할 것이라고 답했다.
외투기업은 한국에 투자할 때 내수 및 인접 수출시장 진출을 의미하는 ‘시장환경’(60.4%)을 가장 주요한 투자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물류 환경’(30.7%), ‘금융 및 조세 환경’(17.8%)이 뒤따랐다. ‘노동환경’을 투자요인으로 꼽은 외투기업은 16.8%에 그쳤다.
외투기업의 본사가 있는 국가(또는 대표 투자국)의 노동시장이 한국의 노동시장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응답이 37.7%로 한국 노동시장이 더 경쟁력 있다는 응답(25.2%)보다 많았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최근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중국의 대안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며 “일시적 해프닝이 아닌 중국의 대안 투자국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규제 완화, 지원정책과 함께 노동 개혁을 통해 노동시장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