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순 한국해운협회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 여성해사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한 ‘제1회 IMO 병행행사’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양성평등 실현을 촉구한 셈이다.
정 회장은 이날 “오늘날 배에서 여성이 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미래에는 배의 주체가 여성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교육과 전문인력 양성"이라며 "인력 양성 때 양성평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해양산업 종사자 중 여성 해사인은 3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선박에서 일하는 여성 선원은 1.2%에 불과하며 93%는 여객선, 크루즈선 부원에 종사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운업계에 여성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여성 선장, 기관장도 나오는 등 분위기가 바뀌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에 해운업계는 여성 선원의 수를 늘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여성할당제를 적용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시행되면서 국내 해운업체 상장사들이 구인난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김경배 HMM 사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여성 이사를 찾고 있지만, 마땅한 인재가 없어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2021년 4월 신설된 자본시장법 제165조의 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는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관련 내용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제재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전통적으로 여성이 드물었던 철강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철강 빅3(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의 전체 직원 중 여성 직원 비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건 포스코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미등기임원 29명 중 1명, 포스코 미등기임원 64명 중 3명이 여성이다.
중후장대 산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여성의 입사 지원 자체가 적다 보니 여성 임원이 늘거나 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금속공학과, 기계과 등 남성 비율이 높은 학과 졸업생들이 생산, 설비 등 영역에 취업하는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에 특성상 남자 비율이 높긴 하다. 높은 남성 인력 비율 및 제조 현장 내에서 누적한 업무 경험들을 기반으로 임원이 되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강사들이 ESG 경영은 물론 철강 소재를 기반으로 배터리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여성 임원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철강업계도 전자상거래 등 소비자 친화 영역으로 지속 발전하면서 앞으로 여성 직원들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