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히알루로니다제 ‘ALT-B4’ 플랫폼으로 항체의약품의 제형 변경(정맥주사→피하주사) 시 특허를 2040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현장에서 본지와 만난 전태연 알테오젠 사업전략 담당(CAO) 전무는 “이번 행사에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10대 제약사는 2곳이었고, 추가로 3개 회사와 회의를 진행했다. 약 30개 바이오기업과 미팅을 진행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13일 알테오젠에 따르면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ALT-B4’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지금까지 4건의 기술수출을 진행했다. 글로벌 제약사 2곳과 2019년, 2020년 연달아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2021년 인도 인타스, 지난해 스위스 산도스와도 계약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54억9200만 달러(약 7조 원)다. 현재까지 수령 또는 확보한 계약금 및 기술료(마일스톤)는 6550만 달러(약 840억 원)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더 성장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는 특허 기간 연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 전무는 “기술 발달로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게 점점 쉬워지고 있다. 인도, 중국 등에서 너무 쉽게 개발한다. 이러한 이유로 법, 특허 쪽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톱 제약기업들이 알테오젠의 기술력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전 전무는 “파트너십을 맺기에 앞서 ‘우리의 물질로 상업화된 건이 있는지, 임상은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이 묻는다. 가장 먼저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두 번째 파트너사인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업계에서 슬슬 입소문이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로부터 ‘요즘 잘 나가는 것 같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라고 했다.
기술수출 성과로 회사의 비즈니스 방식도 진화했다. 전 전무는 “사업 초반 파트너사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테스트 기간을 넉넉하게 줄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물질 검증은 끝났다. 필요한 만큼의 기간만 제공해도 될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제형변경 외에도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테르가제’를 통한 매출 증대도 기대하고 있다. 테르가제는 필러 사용 후 부작용이 생기거나 다른 시술, 수술 등에 필러가 방해될 때 사용할 수 있다. 또 통증 및 부종 완화 등에도 효과가 있다. 알테오젠은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테르가제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올 하반기 중에 허가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르가제가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는 이유는 현재 쓰이는 동물 유래 히알루로니다제의 한계 때문이다. 동물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는 불순물이 포함돼 있어 알레르기, 면역원성 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에선 할로자임의 ‘하일레넥스’가 출시됐지만, 금액대가 높은 편이다.
그는 “테르가제로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미용성형 강국인 남미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테르가제가 알테오젠의 제2의 먹거리, 캐시카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태연 전무는 “다른 바이오기업과 다르게 파트너사와 함께 제형 변경 임상을 계속 이어 가야 해서 기술수출 이후에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새로운 일을 매번 마주하니 즐겁다. 매년 성장이 눈에 보이는 회사다. 점점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알테오젠만한 회사는 없는 것 같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하는 회사라는 자부심을 느낀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