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vs 비명 기싸움 본격화
여야, 이재명 대표 책임 추궁
관건은 지지율...2030세대 이탈↑
여야를 막론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한 공개적 비판을 서슴지 않는 데다 여당도 ‘이재명 퇴진론’을 꺼내 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어처구니없이 ‘김남국 사태’로 이재명 퇴진의 시간이 빨라졌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은 25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강성 당원들의 과격 행위 근절 방안과 대의원제 폐지 등을 논의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친다는 인식을 다 같이 인정하고, 도를 넘는 공격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은 이 대표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선 넘은 공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를 비판한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징계 요청 청원이 들어갈 정도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홍영표 의원이 필두로 팬덤 정치와의 이별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기싸움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이 대표를 향한 책임론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재명이네 마을’ 이장을 그만두고 의원들과 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팬덤 옹호 발언을 하지 마라’, ‘나부터 강성 팬덤과 절연하겠다’고 선언하고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당도 뒤질세라 연일 이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김성태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은 24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는 의원들은 가면 갈수록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 대표도 친명계 의원 숫자가 절대우위라고 해서 절대 안심 못한다”고 말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계파 갈등이 심해지고, 심지어 당에서 이 대표를 버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 스스로 자기가 가진 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인다면 (차기 총선에서)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며 이 대표의 공천권 포기를 요구한 상황이다.
관건은 민주당 지지율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5월 3주차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8.5%, 더불어민주당 42.4%로 각각 집계됐다(신뢰수준±2.0%p에 표본오차 95%. 자세한 사항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특히 20대와 30대에서 각각 12.9%p(47.9%→35.0%), 8.5%p(47.8%→39.3%)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고정 지지층 이탈 현상이 두드러졌다. 야권 의원은 “돈 봉투 사건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김남국 사태로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