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이반 시작...2030 지지율 10%p 추락
‘코인 게이트’설 파다...끝이 아닌 시작
2015년 7개 계파 갈등 재연 관측도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탈당했다. 수십억 원대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커지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자체 진상조사단부터 쇄신 의원총회까지 열면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지적이 터져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다가올 악재들이 산적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 의원은 14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께 너무 송구하다.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부터 쇄신 의총을 앞두고 있던 터라 당에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태도에 한숨이 나오는 건 민주당이다. 과거 조국 사태 때 ‘공정’ 이슈로 악재를 경험한 바 있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같은 악재를 맞은 격이기 때문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당원에 대한 사과 운운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은 피해 가는 꼼수 탈당”이라며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일각에서는 “억울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의혹 단계에서 김 의원에 대한 집중 공세가 과도하다 보니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미 고정 지지층은 떠나기 시작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 직전 조사(2~4일)에서 31%였던 18∼29세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19%로 12%포인트 하락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같은 기간 30대 지지율은 42%에서 33%로 9%포인트 떨어졌다. 민주당 지지 기반인 2030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쇄신 의총이나 워크숍 등에서 제대로 된 혁신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되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까지 들린다.
정치권에서는 김남국 사태가 ‘코인 게이트’로 번질 수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여권 관계자는 “이제 시작일 것”며 “전수조사를 하게 되면 가족들 가상자산 매매 이력까지 다 보게 될 텐데, 더한 이해충돌 의혹 소지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야권 관계자는 “게임 업계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또 다른 누군가가 나올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코인 사태’는 계파 갈등으로 옮겨붙고 있다. 김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떠오른다”며 이 대표와 지도부를 함께 비꼬았다. 민주당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김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으로 유명하다.
앞서 민주당은 22대 총선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공천룰)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을 받고 있는 후보자’를 부적격 처리한다는 규정을 삭제했다. 이에 조국 전 장관의 출마설이 불거진 데다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는 22일 워싱턴DC에서 출판 기념회 및 귀국간담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뛰어들 전망이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3월 1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단일대오로 똘똘 뭉쳐서 선거 치를 가능성 5%도 안 돼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계 정당 사상 아직까지 최대 분당 사태로 거론되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가 어른거린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당시 문재인·정동영·천정배·박주선·안철수 등 거물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7개 계파로 분열됐다. 현재 민주당도 친명계와 더불어 이낙연계, 정동영계 등 인물 중심이 계파와 박용진 의원이 중심이 된 97세력의 재반란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출신 금태섭 의원이 창당을 예고한 제3지대로의 이동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분당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